"지금의 역사교과서는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길러주지 못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가 오는 2017년부터 현행 검정에서 국정으로 전환된다. 지난 2011년 민간 출판사가 발행하던 한국사 교과서가 6년만에 국정으로 회귀하게 됐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2일 오후 2시 정부 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로 추진하게 된 배경과 향후 계획안을 설명했다.

황 총리는 "국민께서 걱정하는 이념 편항성을 불식시키고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이 올바른 국가기관과 균형적인 역사인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헌법정신과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국정화 결정 이유로는 "정부가 직접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고 역사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을 종식하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고치는 방법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새 국정교과서의 이름은 '올바른 역사 교과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하고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균형잡힌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라는 뜻이다.

국정교과서의 책임 편찬기관은 국가편찬위원회로 지정됐다. 위원회는 역사연구 3기관장, 역사 학계 원로, 헌법학자, 학부모,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교과용 도서 편찬 심의위원회'를 구성 해 교과서 편찬 전반에 대한 검토·자문을 얻기로 했다.

또 다음달 5일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 고시 후, 교과서 집필진과 교과서용 도서 심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집필 작업은 오는 11월 말부터 2016년 11월 말까지 약 1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집필을 마친 후 교과서는 감수와 현장 적합성 등을 거쳐 2017년 3월부터 학교에 배포될 예정이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명확히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교육부의 대국민 발표 직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국정 교과서 반대를 외쳤다.

이 자리에서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 시간 박근혜정권의 역사 쿠데타와 비타협 투쟁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국정화 저지투쟁은 여야의 대결도, 보수진보의 대결도 아니다“라며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고 국가의 품격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는 생각이다. 총체적 위기를 우리의 기회로 열어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