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트' 맥주를 생산하는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가 지난해 267톤의 폐수를 바다로 흘려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3년 환경운동연합에 2014년부터 폐수 해양투기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하이트진로 홈페이지 캡처)

폐수 해양투기 중단을 약속했던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가 지난해 267톤의 폐수를 바다로 흘려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달 발표한 해양투기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87톤의 폐수를 바다에 버릴 계획이다.

이 폐수는 모두 하이트진로홀딩스 계열사인 하이트진로에탄올이 배출한 것이다. 지난 2013년 하이트진로는 환경운동연합에 "2014년부터 폐수 해양투기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상반된다.

이에 대해 17일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에탄올은 다른 법인이기 때문에 하이트진로가 약속을 어겼다고 볼 수 없다"며 "환경운동연합의 발표 자료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에탄올은 모두 하이트진로홀딩스를 지주회사로 두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주식장부가액은 1조6202억7800만원으로, 하이트진로홀딩스 자산총액의 91.2%를 차지한다. 하이트진로가 하이트진로홀딩스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하이트진로에탄올을 계열사로 소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0월 환경운동연합은 폐수 해양투기 명단을 공개하고 "해양투기를 연장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항의방문,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한달 후인 그해 11월 자발적으로 환경운동연합에 폐수 해양투기 중단 계획을 알려왔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에탄올이 같은 그룹인 것을 모두 알고 있는데, 불리한 때는 서로 다른 기업이라고 말한다"며 "하이트진로 측에서 하이트진로에탄올의 폐수 해양투기 중단을 촉구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사회는 해양오염 등을 이유로 런던협약과 런던의정서를 만들어 산업폐기물 해양투기 금지를 약속했다. 현재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30개국 중 유일하게 산업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고 있다.

학계에서는 정부가 지정한 해양투기 해역인 서해 일대 100㎞에 달하는 해수면이 호수에 고인 물처럼 썩어가고 있으며, 구리 오염도가 금강 하류의 평균 오염도와 비슷한 0.5ppb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2008년 폐수 해양투기 지역에서 잡힌 홍게 등 수산물에서 해양 폐기물에 포함된 돼지털이나 사람 머리카락 등이 검출돼 동해 일부에서는 홍게잡이 조업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지금도 동해 일부 해역에서는 홍게를 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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