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직원 근속연수 길고, 여직원 낮은 직급 영향

▲ 남녀 임금 격차를 보도하는 TV뉴스. (사진=MBN뉴스 캡처)

【서울=이코리아】김예람 기자 = 우리나라 대기업 남녀직원 평균 연봉 격차가 2630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보험, 여신, 증권 등 금융업에서 격차가 더욱 커서 은행의 경우 그 차이가 무려 4400만원 가까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업체인 'CEO스코어' 국내 매출기준 500대 기업 중 남녀 연봉을 분리 공시한 292개사를 대상으로 남녀 직원 임금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남직원 평균 연봉은 7250만원, 여직원은 4620만원으로 집계됐다. 남녀 격차는 2630만원으로 남직원이 매달 220만 원의 임금을 더 받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남직원의 근속연수가 긴 데다 여직원들이 비교적 낮은 직급에 머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남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2.6년으로 여직원(7.5년)보다 1.7배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남녀 연봉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은행이다. 조사대상 12개 은행의 남직원 평균 연봉은 9940만 원이었고 여직원은 5570만원으로, 남녀 격차가 4370만원에 달했다. 남직원이 한달에 360만 원이나 더 받는 것이다.

삼성생명·한화생명·현대해상 등 16개 회사가 포함된 보험업종도 3980만 원에 달했고, 여신금융(9개사, 3690만원)과 증권(17개사, 3470만원) 업종도 3천만원이 넘었다.

특히 증권과 보험 업종은 남녀 근속연수 차이가 비슷해도 연봉 격차가 3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은 남녀 근속연수 차이가 불과 0.2년으로 500대 기업 21개 업종 중 가장 짧았고, 보험도 2.4년으로 짧은 편에 속했다.

개별기업으로는 KB국민카드가 5870만원으로 남녀 직원간 평균연봉 격차가 가장 컸고, KEB외환은행(5430만원), 메리츠종합금융증권(5390만원), 남해화학(5330만원), SK종합화학(5260만원), 현대오일뱅크(5070만원) 등도 5000만 원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금융업 이외에 석유화학(34개사, 2920만원), 에너지(16개사, 2850만원), 건설(20개사, 2800만원) 업종이 500대 기업 평균치보다 남녀 연봉 격차가 컸다.

반면  유한양행, 녹십자 등 제약 업종은 1540만 원으로 남녀 연봉 차이가 가장 적었고, 생활용품(11개사, 1580만 원)도 1500만원대 격차만 보였다.

이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3사로 구성된 통신 업종이 1640만 원, 서비스(14개사, 1810만원), 자동차·부품(23개사, 1840만원), 유통(12개사, 1980만원) 업종 순으로 연봉 격차가 벌어졌다.

이번 남녀 직원 연봉 조사는 500대 기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제출일이 이달 말까지로 아직 공시 되지 않아 2014년 3분기 말(9개월 치) 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해 1년 치 연봉을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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