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뚜기 함영준 회장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오뚜기 함영준 회장(56)이 이번엔 후계승계로 이어질 수 있는 '계열사 물려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뚜기 계열사인 오뚜기SF의 지분은 오뚜기(16만주·47.06%), 함윤식(13만1000주·38.53%), 함영준 회장(4만9000주·14.41%)이 보유하고 있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아들인 함윤식씨는 지난해 오뚜기SF 보유지분 중 34.41%를 다른 계열사인 오뚜기라면과 상미식품으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라면과 상미식품이 각각 지니고 있던 오뚜기SF 주식은 5만8000주(17.06%·25억4186만원), 5만9000주(17.35%·26억8739만원)으로 함윤식씨가 사들인 주식 수와 일치한다.

함윤식씨가 취득한 주식 11만7000주(34.41%)는 공정가치(fair value)가 53억2926만원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실제 매입가는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인 약 31억원이다.

이에 함영준 회장과 함윤식씨 부자가 시세의 41%밖에 되지 않는 낮은 가격에 계열사 지분을 인수한 것은 '기업 부(富) 이전' 목적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뚜기 가문의 3세인 함윤식씨는 오뚜기SF의 최고 개인주주 자리에 올라 계열사를 확보하면서 후계승계의 길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오뚜기 홍보 담당자는 "함 회장의 아들 함윤식씨가 오뚜기에 입사한 상태도 아니기 때문에 후계자 승계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편 함영준 회장 일가가 일부 오뚜기 계열사의 주요 주주로 활동하면서 총 매출의 상당 부분을 내부거래로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계란 가공 전문업체 풍림푸드는 오뚜기 오너일가가 8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3년 매출의 43%가 내부거래로 이뤄졌다.

조미료 제조업체 오뚜기제유는 함영준 회장과 오뚜기, 함 회장의 친척이 대주주로 있는 상미식품이 전체 지분 중 5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3년 매출의 내부거래 비중은 80%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뚜기 홍보 담당자는 "자사 라면 제품의 겉포장지를 경쟁사에서 사들일 수 없어 계열사에서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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