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JB금융지주의 이사진 교체를 요구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의 주주제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사진 구성을 두고 얼라인과 대립 중인 JB금융으로서는 든든한 원군을 얻게 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글래스루이스는 최근 얼라인의 주주제안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고 JB금융 주주들에게 이를 따를 것을 권고했다. 

얼라인은 JB금융 지분 14.04%를 확보한 2대 주주로,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JB금융에 비상임이사 1명 증원 및 신규 사외이사 5명 선임을 요구하고 있다. 얼라인은 지난 1월 주주서한을 통해 “JB금융지주 이사회 구성 분석 결과, 이사 정원 확대가 필요하며, 현업경험자 비율, 젠더 다양성, 이사 전문성의 다양화, 글로벌 전문성, 투자·자본시장 전문가 보충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라며 이사진 교체를 요구한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JB금융은 얼라인이 추천한 후보자 중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이사만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으며, 그 외에는 장기 재임 중인 기존 사외이사 전원을 유임시키기로 결정하면서 얼라인 측의 제안을 거부했다. 

JB금융은 “경영목표인 ‘수익성 위주 내실성장’에 부합하는 사외이사 역량지표(BSM, Board Skill Matrix)를 기반으로 금융, 경제, 경영, 법률 등 다양한 전문 역량을 보유한 이사진들로 이사회가 구성되어 있다”라며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이사후보군은 기존 구성원 역량과의 균형이 고려되지 않았고, 후보들의 업무수행 경험이 자본시장에 편중돼있다”고 반박했다.

JB금융은 이어 얼라인 측의 주주제안대로 이사진이 구성되면 “이사회의 독립성이 저해되고, 이에 따라 경영전략, 지배구조, 성과의 선순환 구조에 균열이 발생하고 중장기 이해관계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ISS·글래스루이스는 JB금융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게 찬성표를 던질 것을 권고하고, 얼라인 추천 후보에게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이들은 얼라인이 요구한 비상임이사 증원도 필요하지 않다며 JB금융의 손을 들어줬다. 

양 의결권 자문사들은 JB금융 이사회가 은행권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으며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인 만큼 이사진 교체 명분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ISS는 “JB금융의 현 이사진은 명확한 전략에 따라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를 내왔다”며 “JB금융에 대한 변화를 주장하는 주주제안은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ISS는 이어 “JB금융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모두에 대해 찬성 투표하는 것이 타당하며, 나머지 모든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다른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 또한 “총자산수익률(ROA), 자기자본수익률(ROE) 등 각종 지표가 의심의 여지 없이 가장 우수한 JB금융을 대상으로 얼라인파트너스가 ‘캠페인’ 노력을 집중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 방식”이라며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을 지지할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이미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도 얼라인에게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다. 지난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얼라인은 JB금융지주가 제시한 주당 결산배당금 715원(연간 배당성향 27%)보다 많은 900원(연간 배당성향 33%)의 현금배당을 요구했다. 당시 ISS·글래스루이스는 JB금융의 배당성향이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데다, 지나친 배당확대가 오히려 주주이익을 해칠 수 있다며 얼라인의 주주제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편, JB금융은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주요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의 지지를 업은 JB금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얼라인과의 표 대결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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