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KDB생명보험의 매각 전망이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새 인수 후보를 찾기 위해서는 잦은 민원과 실적 저하 문제를 해소하고 매물로서의 매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곧 취임 2년차를 맞는 임승태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KDB생명보험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미 6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으나 모두 불발됐다. 지난해에는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를 노리는 하나금융지주가 인수 후보로 떠올랐으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약 3개월 만에 결국 철회 결정을 내렸다. 최근에는 과거 ING생명(현 신한라이프)을 인수·매각해 상당한 수익을 올린 MBK파트너스가 인수 의지를 밝혔지만, 결국 논의 막바지에 발을 뺐다. 

KDB생명 매각 작업이 계속 아쉽게 무산되면서, 재매각을 서두르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는 다수의 잠재적 매물이 쌓여있는 만큼, 굳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KDB생명을 선택할 이유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해 239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483억원) 대비 244억원(△50.4%) 줄어든 것이다. 새 회계기준(IFSR9·IFSR17) 적용으로 다수의 보험사 실적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오히려 순익이 반토막 난 것. 지속적인 매각 시도로 영업력이 약화하면서 수익성 또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전성 지표 또한 나빠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지난해 9월말 기준 134.1%(경과조치 후)로 전분기 대비 6.6%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보험업법 기준(100%)은 상회하지만 금융당국 권고치(150%)는 밑도는 수준으로, 생보업계 평균(224.5%)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경과조치가 적용된 생보사 12곳 중 KDB생명보다 지급여력비율이 낮은 곳은 없다.

금융소비자 불만도 적지 않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지난해 생보사 민원을 분석한 결과, 절대 건수는 보유계약이 가장 많은 삼성생명이 4457건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 발생 건수는 KDB생명이 127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22년(241건)보다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업계 평균의 4.8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소비자 만족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인 만큼 취임 2년차를 맞는 임승태 대표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지난해 3월 KDB생명의 지휘봉을 잡게 된 임 대표는 수익성·건전성 관리 및 자본확충, 매각을 위한 경영정상화를 단기 과제로 내세우며, 임직원이 목표 달성을 위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셰르파(Sherpa)’와 ‘치어 리더’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KDB생명의 실적이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데다 민원도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인 만큼 매각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익성과 건전성뿐만 아니라 소비지 신뢰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임 대표가 취임 2년차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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