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양산 예정인 캐스퍼 EV 모습. 출처=GGM 홈페이지 갈무리
2024년 양산 예정인 캐스퍼 EV 모습. 출처=GGM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 현대자동차가 전 세계 3, 4위 거대 자동차시장인 일본과 인도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맞춤 전략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캐스퍼 EV(전기차)는 2024년 하반기 출시가 유력시되는 모델로, 내년 봄에 일본에서도 선보일 경차 모델이다. 

현대차 캐스퍼를 위탁생산 중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지난달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출시가 계획된 캐스퍼EV의 품질확보를 위해 시험생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퍼 EV에는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도 장착될 예정이며,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하기 위한 구조 변경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350km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 예정은 오는 7월이다. 

업계에서는 캐스퍼 EV가 저렴하고 작은 자동차를 선호하는 유럽과 일본에서 특히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내년 봄에 캐스퍼 EV를 내놓을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11월 24일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5년 일본에서 소형 EV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인구가 많고 소득도 늘어나는 아시아 시장을 놓치면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본 시장에 재도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아직 이렇다할 자국 전기차 모델이 없는 일본 시장에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통해 승부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13년 만에 다시 아이오닉 5와 넥쏘로 일본 자동차시장에 복귀했다. 해당 모델들은 수입 브랜드에 대해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올해의 차로 수상되었다. 또 작년 11월 일본 도로 환경에 맞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 일렉트릭을 출시했다. 

올 하반기 국내에 선보일 캐스퍼 전기차가 일본에 출시되면 현대차의 일본 판매 차종은 아이오닉 5와 코나 전기차 2종에서 3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현지에서도 조금씩 반응이 오고 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월 기준 일본에서 전년 대비 121.9% 증가한 7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제품군 확대와 함께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 소비자와 적극 소통해 나갈 방침이다.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자인 중국 BYD의 경우 온라인 판매를 하는 현대차와 달리 일본에 자체 직영점을 냈다. BYD는 지난해 1월 일본 시장에 진출하면서 전국 각지의 도시뿐만 아니라 시골에도 전시회를 여는 등 공격적인 오프라인 판매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갔다. 

 

출처=현대차 일본법인 공식 엑스(X) 계정 갈무리
출처=현대차 일본법인 공식 엑스(X) 계정 갈무리

실제 현대차 일본 법인은 최근 전국 시승회 호평에 따라, 3월·4월에 걸쳐 전국적으로 전기차 시승회와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15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아이오닉 5의 경우 전기차 완성도 면에서 세계 최강이지만 수입차 비율이 6%에 불과한 보수적인 일본시장에서는 아직 하이브리드가 강세로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경차가 신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37% 가량 되는데, 현대차가 코나 투입 이후로 (경차 시장에서) 효과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면서 “단기 효과보다 길게 보고 점유율을 높여야 할 것이며, 일본의 주차장이나 도로면적 상황을 생각하면 경차 전기차 라인 투입을 통해 시장 반응이 더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소형차로 기반을 닦은 인도에 제네시스를 추가해 고급차 시장을 잡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현지 매체 써스트 존은 지난해 3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인도 시장의 럭셔리 세그먼트 시장 공략을 위해 2004년 제네시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약 77만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현대차 인도법인(HMI)은 전년(약 7100억 원) 대비 30% 이상 증가한 약 92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도는 현대차의 9곳의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낸 지역이다.

또 현대차가 지난해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인도 공장 탈레가온 지역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인도 내 자동차제조업체 '2인자'로 부상한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침으로 보고 있다. 향후 10년간 인도 첸나이공장이 위치한 타밀나두주에 전기차 생태계 조성 및 생산설비 현대화를 목표로 2000억 루피(약 3조2000억 원) 투자 방침도 밝혔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올해 말 현지 증시 입성도 추진하고 있다. 상장에 성공하면 대규모 현금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인도에서도 증설·신설한 현지 공장이 양산에 돌입하면 2024년에는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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