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증권가에 ‘세대교체’ 바람이 부는 가운데, SK증권도 리더십을 교체하며 실적 반전에 나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SK증권은 지난 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전우종 대표와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새로 대표에 선임되는 정 본부장은 1966년생으로 서울대 공법학과 졸업 후 대신증권 IB1본부 팀장 등을 거쳐 SK증권에 입사했다. SK증권에서는 전략기획실장, 홍콩 법인 디렉터 등을 역임했다. 

전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SK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거쳐 지난 2022년 말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지난 2014년부터 10년간 SK증권을 이끌어온 김신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난다. 1963년생인 김 대표는 쌍용증권에 입사하며 증권업에 발을 들인 뒤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사장, 현대증권(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뒤 지난 2014년에는 SK증권 대표로 취임했다. 

김 대표의 취임 첫해인 2014년 SK증권은 순이익 34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기록하며 3년간의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2021년에는 순이익 414억원, 영업이익 508억원을 시현했다. 김 대표 또한 경영성과를 인정 받아 2017년과 2020년, 2023년 연임에 성공하며 증권가의 대표적인 ‘장수 CEO’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SK증권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실제 SK증권은 지난 1월 31일 잠정 실적을 공시했는데,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은 1조1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2% 줄어들었으며, 당기순이익은 15억원으로 같은 기간 82.9%나 감소했다. 

SK증권의 실적 악화 이유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꼽힌다. SK증권 관계자는 “PF 실적이 감소했으나, 채권 관련 수익이 증가해 흑자를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1일 SK증권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부여하며 부동산 PF로 인한 재무안전성 부담을 이유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SK증권이 보유한 우발부채는 지난해 9월말 기준 2831억원으로 자기자본의 44%에 달한다. 

한신평은 “채무보증의 대부분이 중·후순위 부동산금융 등으로 구성돼있는 등 질적인 위험도가 높은 편이나, 자본 대비 양적 부담은 비교군(Peer) 대비 큰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지방 소재 주택,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 등 분양 사업장의 분양률도 현재 저조한 상황으로 회수 불확실성이 높아 자산건전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이어 “지난해 9월 말 요주의이하자산 697억원 중 부동산금융 관련 금액은 289억원이다.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이 지연되는 등 건전성 저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라며 “이에 대해 충당금을 상당 규모 설정했지만, 향후 부동산금융 건전성 저하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이 신임 대표로 리스크 관리를 맡아온 정준호 CRO를 내정한 것 또한, 부동산 PF 리스크로 인한 실적 저하와 불확실한 금융환경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정 내정자는 지난 2021년부터 CRO로 활동하며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워온 만큼, 대표 취임 후 내부통제 등 조직관리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김 대표는 회사에 남아 신사업 구상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한편, SK증권은 이달 말 열릴 주주총회에서 이사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리스크 관리 전문가를 새 대표로 내세운 SK증권이 올해 실적 반전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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