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 힙(GEMS Hip)'. 고관절에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젬스 힙(GEMS Hip)'. 고관절에 착용하는 신체 보조 로봇이다. 사진=삼성전자

[이코리아]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낙점한 가운데 웨어러블 로봇 ‘봇핏’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보행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인 ‘봇핏’을 조만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해 보행보조 로봇 관련 특허를 출원하는 등 사전 작업을 해오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4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개막 첫날인 9일(현지시간) ‘봇핏’과 관련해 “B2B로 판매를 시작해 실버타운 쪽에서 활용되고 있다”면서 “피트니스와 필라테스를 필두로 기업과 B2C까지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부회장은 “삼성리서치에서 SRP(삼성로봇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제조, 리테일, 홈과 개인을 위한 ‘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전했다.

또 지난 CES 2019에서 웨어러블 보조 로봇 ‘젬스(GEMS)’를 처음 공개하면서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삼성전자의 행보는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20년 한국로봇산업진흥원으로부터 국제 표준 ISO 13482 인증을 받은 ‘젬스 힙(GEMS Hip)’은 고관절에 착용하는 신체 보조 로봇으로, 걸을 때 24% 정도의 힘을 보조해 보행 속도를 14% 높여준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봇핏이 초기 10만대 분량으로, 올해 하반기 양산에 들어가 내년 초 정식 출시가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13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B2C 사업 관련해 아직 양산 물량이나 일정이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미래 먹거리인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로봇 플랫폼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사들이고, AI 반려로봇 ‘볼리’를 공개하는 등 로봇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최근 볼리 시연을 지켜본 후 갤럭시 웨어러블 제품과의 연계, 독거노인을 위한 가능 탑재 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열릴 주주총회에 조혜경 한성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조 교수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의장) △제어로봇시스템학회 부회장 △한국로봇학회 19대 회장을 지낸 로봇 분야 전문가다. 로봇 전문가가 사외이사를 맡는 만큼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LG전자가 투자한 엔젤로보틱스의 청약이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면서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웨어러블 로봇 전문 기업으로, 2017년 설립 직후 LG전자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주요 제품으로 보행 재활 치료용, 일상생활 보조용, 산업안전용 웨어러블 로봇이 있으며, 기타 부품 및 모듈이 있다. 

이 가운데 주력 매출 제품인 엔젤렉스 M20은 현재 신촌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창원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70여 곳에 실제 판매돼 환자 재활 훈련에 활용 중이다. 

엔젤로보틱스의 코스닥 상장예정일은 이달 26일이다. 엔젤로보틱스는 신규 상장을 통해 176억 원~24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자금은 연구개발에 약 72억 원, 해외 시장 진출에 약 68억 원, 설비투자에 32억 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올해 CES 2024에서도 이미 다수의 관련 기업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였다. 

위로보틱스의 '윔(WIM)'은 AI 코칭 프로그램이 사용자의 장기 근골격 데이터를 분석해 보행 성능을 개선시켜 주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보행 효율을 최대 20% 높여주는 보행보조 로봇인 휴로틱스의 웨어러블 로봇 'H-플랙스(Flex)'는 오는 4월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바른바이오는 자연 전기 에너지를 통해 근육 회복과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위-스팀(WE-STIM)' 레깅스를, 만드로는 기존 손가락 길이나 악력에 맞춰 로봇 손가락을 제작하고 구동 속도도 수정 가능한 로봇 손가락 의수 마크 7D를 각각 선보였다. 

한편, 웨어러블 로봇이 서비스 로봇 가운데에서도 장기적으로 가장 유망한 분야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지난해 74억 달러(약 9조 5000억 원)에서 오는 2026년에는 144억 달러(약 18조 500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42.2% 이상 고속 성장 중인 유망한 분야로 떠오른 데는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도 로봇산업 글로벌 4대 강국을 목표로, 지난 2009년부터 5년마다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수립해 로봇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국내 로봇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첨단로봇 산업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첨단로봇 산업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민관합동으로 로봇 산업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해 기술·인력·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5개 하드웨어 기술(감속기, 서보모터, 그리퍼, 센서, 제어기)과 3개 소프트웨어 기술(자율조작, 자율이동, 상호작용) 등 8대 핵심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로봇 자체생산 능력도 2021년 44.4% 수준에서 오는 2030년 80%까지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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