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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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을 벗어나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 특유의 규제 환경으로 점차 중국 시장 진출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한한령 등 정치적 요소와 불규칙한 판호 발급으로 게임사가 원하는 일정대로 중국에 게임을 출시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 2020년 6천만 명의 사전 예약자를 끌어모으며 중국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판호에 발이 묶이며 서비스 하루 전 출시가 연기되었다가 지난달 ‘던전앤파이터 오리진’이라는 제목으로 판호를 발급받기도 했다. 판호 문제로 출시 일정이 3년 이상 지연된 셈이다.

규제 문제 역시 여전하다.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신문출판국은 게임 이용자가 온라인게임에 큰 금액을 소비하는 것을 억제하는 것을 골자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가 온라인게임의 하루 지출 한도를 설정해야 하는 초강력 규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발표 당일 중국 최대의 게임사인 텐센트와 넷이즈의 주가가 각각 16%, 28% 급락하는 등 규제 예고의 여파가 커지자 규제 당국은 해당 대책을 삭제하며 수습에 들어가며 관리 방안이 철회 혹은 축소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중동, 인도,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먼저 크래프톤의 경우 ‘배틀그라운드’ IP를 통한 인도 진출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의 시장 조사업체 니코 파트너스의 '인도 게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게임 인구는 4억4400만 명에 이른다. 인도의 게임시장 규모는 2023년에 1조 711억 원에 달했으며, 2027년에는 2조1587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누리집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누리집

지난 2021년 7월 인도에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ATTLEGROUNDS MOBILE INDIA, 이하 BGMI)’는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누적 이용자 수 1억 명을 돌파하고 현지 앱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2022년 7월 한 차례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서비스를 재개한 이후 트래픽과 매출 모두 빠르게 회복하며, 12월에는 역대 최대 월매출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이러한 성과가 배틀그라운드 IP의 견고한 성장성을 입증하는 한편, 인도 시장에서의 사업 및 게임 포트폴리오 등의 확장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크래프톤은 올해에도 인도 시장에서의 성장 및 독립적인 퍼블리싱 확대를 이어나가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부터 인도 최대 e스포츠 기업인 ‘노드윈게이밍’과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 웹소설 플랫폼 ‘프라틸리피’ 등 디지털 콘텐츠 기업 11곳에 약 1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중동 역시 떠오르는 시장이다. 유럽의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중동의 게임 시장이 높은 평균 가처분소득과 젊은 인구 비율, 여가 활동 수요 증가 등이 결부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2021년 기준으로 30억 달러(약 4조 원)였던 중동·북아프리카(MENA) 게임 시장의 규모가 2027년까지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랍 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게임에 대한 월평균 지출 금액을 각각 63.3달러, 53.1달러를 기록하는 등 한국 게임에 대한 수요역시 높아지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해 11월 2023년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적극적인 중동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컴투스는 중동에 해외 지사를 설립한 뒤 회사가 자체 개발하거나 글로벌 판권 확보한 게임들을 현지 문화에 맞춰서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컴투스가 매년 개최하는 ‘서머너즈워’의 e스포츠의 중동 개최 역시 검토중이다.

크래프톤 역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를 바탕으로 중동 지역 진출에 열심이다. 지난해에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미리트에서 개최했으며, 올해 여름에 사우디에서 열리는 e스포츠 월드컵에도 배틀그라운드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통해 중동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에 아부다비 지사를 설립했으며 11월에는 장현국 대표가 아부다비를 방문해 현지에서 개최된 다양한 글로벌 경제 포럼에 참석하며 위믹스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또 한국 게임사 최초로 두바이 상공회의소 모하마드 알리 라쉬드 루타 회장 겸 CEO와 공식 미팅을 갖고 위메이드와 두바이 간의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긴밀한 협업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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