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금융권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두고 대립 중인 JB금융지주와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 간의 대립 구도에 관심이 쏠이고 있다. 

JB금융지주는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증원 및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JB금융지주의 2대주주(지분율 14.04%)인 얼라인파트너스는 ▲비상임이사 1인 증원 ▲비상임이사 1인(이남우) 및 신규 사외이사 3인(김기석·김동환·백준승) 선임에 대한 주주제안을 제출한 상태다. 

앞서 JB금융지주의 2대주주(지분율14.04%)인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1월 5일 사외이사 김기석·정수진·김동환, 기타 비상무이사 이남우,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이희승 등 총 5명의 이사회 후보 명단을 전달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정수진 후보는 개인 사유로 자진사퇴했다. 

지난해부터 금융권 주주환원율 제고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미 지난해 JB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정책이 미흡하다며 현금배당 상향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에는 금융당국이 잠재적 위기 대응을 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던 데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JB금융의 배당성향이 업계 평균을 상회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 결국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올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얼라인파트너스가 제기한 화두는 ‘지배구조 개선’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1월 JB금융지주에 전달한 주주서한을 통해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참고해 JB금융의 지배구조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라며 “JB금융지주 이사회 구성 분석 결과, 이사 정원 확대가 필요하며, 현업경험자 비율, 젠더 다양성, 이사 전문성의 다양화, 글로벌 전문성, 투자·자본시장 전문가 보충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라고 추천 취지를 설명했다. 

JB금융지주는 이명상 변호사(OK저축은행 추천)와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이사(얼라인파트너스 추천)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 인원을 9명에서 11명으로(사외이사는 7명에서 9명)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후보자 중에서는 이희승 후보만 추천하기로 했으며, 그 외에는 장기 재임 중인 기존 사외이사 전원을 유임시키기로 결정했다.

JB금융은 지난 5일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통해 주주들에게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대해 반대 표결을 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JB금융은 “JB금융 이사회는 ‘수익성 위주의 내실 성장’에 부합하는 이사회 역량지표(Board Skill Matrix)에 따라 구성됐다”라며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이사후보군은 기존 구성원 역량과의 균형이 고려되지 않았고, 후보들의 업무수행 경험이 자본시장에 편중돼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JB금융은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대로 이사회가 구성될 경우 “이사회의 독립성이 저해되고, 이에 따라 경영전략, 지배구조, 성과의 선순환 구조에 균열이 발생하고 중장기 이해관계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관우 JB금융 이사회 의장 또한 지난 6일 공개 서신을 통해 “JB금융 이사회가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 및 주주제안한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 1인을 수용해 주주총회에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서서 다수의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것은 이사회의 독립성, 공정성 및 균형성을 해치고 이해충돌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 의장은 이어 “배당 및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도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장하는 일률적인 자본 배치 및 과도한 주주환원 정책은 회사의 장기적인 투자, 고용 확대 및 성장에 방해가 되고 주주의 장기적 이익과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저해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의 낮은 주주환원율이 기존 이사회 구성 때문이라며 이사회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5일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통해 “JB금융은 연 7~8%의 높은 위험가중자산 성장률 목표를 고수하면서 구체적 주주환원율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라며 “우리는 JB금융 이사회의 다양성, 전문성, 독립성 부족이 그 근본적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 이사회는 여성 이사 및 기업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낮고, 주주가치 관점에서 자산 성장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이 더 유리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는 투자·자본시장 전문가나 외국인을 대변할 수 있는 글로벌 경력의 사외이사가 없다”라며 “또한 이성엽 사외이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외이사가 4년 이상 장기 재임해,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어 “금감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발표에 따라 이사회 정원 확대와 전문성, 다양성, 독립성 강화가 강조되고 있는 올해가 JB금융 이사회 개편의 다시 오지 않는 적기”라며 “찬성표 행사를 통해 주주를 더 잘 대변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이사회로의 개편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현재 얼라인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14.04%)으로는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정기주총에서도 JB금융지주는 얼라인파트너스와의 표 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바 있다. 게다가 JB금융지주가 지난해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점, 올해 들어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왔다는 점도 JB금융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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