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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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1997년 창사 이후 김택진 창업자의 단독 대표 체제를 유지해 온 엔씨소프트가 최초로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해 가족경영을 끝내고 새로운 리더십으로 본격적으로 쇄신 작업에 돌입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제27회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 김택진 대표와 함께 박병무 공동대표 선임안을 의결하고 이재호 오스템인플란트 CFO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한다.

엔씨에 따르면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는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시작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구)로커스홀딩스)대표, TPG Asia(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다. 기업 경영, 전략, 투자 관련한 경험과 식견을 갖춘 전문 경영인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 = 엔씨소프트 제공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 =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는 컴퍼니 빌딩(Company building) 전략을 실행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 컴퍼니 빌딩(Company building) 전략 가속화를 위해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하고, 공동 대표이사 후보자로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이재호 오스템인플란트 CFO가 사외이사로 복귀한다는 점 역시 주목받고 있다. 이전에 엔씨소프트 부사장을 역임했던 이 전 부사장은 2004년에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이후 코웨이 부사장, SSG닷컴 CFO, LG전자 부사장, 락앤락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앞서 지난 1월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과 친동생 김택헌 부사장이 임원직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두 사람은 각각 2008년, 2013년부터 엔씨 최고위 임원직을 맡아왔다. 엔씨의 지난 해 실적이 부진했던 상황에서 그동안 창업주의 가족경영에 대한 비판이 이어져 온 만큼, 인적 쇄신을 통해 조직을 개편해 쇄신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비춰지고 있다.

이사 보수의 한도도 축소한다. 엔씨의 주총 소집공고에 따르면 엔씨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5명의 이사진에게 지급할 올해 보수최대한도를 150억 원으로 설정해 지난해보다 50억원 삭감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악의 한 해를 겪은 엔씨소프트가 인적 쇄신과 내실 다지기로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 1조 7,798억 원, 영업이익 1,373억 원, 당기순이익 2,139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매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75%, 51% 감소한 수치다. 또 4분기 매출 역시 4천377억 원, 영업이익은 38억5300만 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대비 각각 20.1%, 91.9% 감소했다. 

2022년에는 '리니지W'의 성공에 힘입어 높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연말에 출시된 '쓰론 앤 리버티(TL)' 외에 신작이 없었으며, 쓰론 앤 리버티 역시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점이 부진의 이유로 지적된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에 ‘배틀크러쉬’, ‘BSS’ 2종의 신작을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쓰론 앤 리버티’의 글로벌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지난 12월에 ‘블레이드 앤 소울2’의 중국 지역 서비스 판호를 발급받은 만큼 올해 중국 출시를 목표로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블레이드 앤 소울 2’는 연내 중국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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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엔씨가 신작을 통해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신증권 이지은 연구원은 올해 엔씨의 이익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던 ‘프로젝트 G’가 2025년으로 지연된 것으로 파악되며 올해 발매될 신작 3종 (배틀크러쉬, BSS, TL)은 저과금의 게임이지만 마케팅비는 증가해 2024년 감익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다만 2025년에 프로젝트 G, 아이온 2의 출시가 가시화되면 엔씨소프트의 신작 기대감이 다시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김소혜 연구원은 “‘배틀크러쉬’는 캐주얼 액션 장르로 낮은 강도의 BM이 적합하기에, 매출 기여보다는 신규 유저와 장르 확보의 시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올해 상반기까지 신작을 통한 매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 “현재 주가는 실적 부진 우려와 모든 부정적인 센티를 대부분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지만, 상승할 만한 트리거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신작 정보 공개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2025년 이후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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