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카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카드

[이코리아] 삼성카드가 지난해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선전하며 업계 1위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비씨·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30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특히, 중소형사인 우리카드(1120억원, △45.3%)와 비씨카드(632억원, △41.6%)의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하나카드(1710억원, △10.9%)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전년 대비 47.6% 늘어난 374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지만, 이는 로카모빌리티 등 자회사 지분매각에 따른 일회성이익 2608억원이 반영된 것이다. 이를 제외하면 롯데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2022년(2539억원)보다 55.1% 적다. 

카드업계 ‘빅4’로 꼽히는 KB국민카드(3511억원, △7.3%)와 신한카드(6206억원, △3.2%)도 지난해 역성장의 덫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카드 또한 같은 기간 6223억원에서 6094억원으로 순이익이 2.1% 감소했으나 카드사 중 가장 감소율이 낮았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의 순이익 격차도 191억원에서 112억원으로 크게 좁혔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삼성카드가 업계 1위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지만, 신한카드(8028억원)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카드는 지난 2022년에도 848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신한카드(7650억원)를 앞선 바 있다. 

삼성카드의 선전 배경으로는 낮은 조달비용이 꼽힌다. 실제 삼성카드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말 기준 4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다른 카드사 이자비용이 같은 기간 30~40%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삼성카드의 평균 조달 이자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67%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7개 카드사 조달 이자율의 평균 상승 폭(0.76%포인트)을 크게 하회한다.

이 같은 실적 선방에 ‘저PBR’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카드의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삼성카드 주가는 전일 대비 50원(0.13%) 오른 3만93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3만2100원) 대비 7250원(22.6%) 오른 것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0.8%)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업황 악화에도 실적 선전을 이끈 김대환 사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 삼성생명·화재·증권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일제히 교체되는 가운데서도 홀로 자리를 지켰다. 고금리 등으로 악화된 여건 속에서도 실적 하락을 최소화한 김 사장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다만 삼성카드 순익이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감소한 만큼, 올해 수익성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실경영으로 재신임을 받은 김 사장이 올해 실적 반전을 통해 업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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