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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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AI 산업 육성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AI+ 행동'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AI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정부는 업무보고서를 통해 “디지털의 산업화, 산업의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하고 디지털과 실물 경제의 심도 깊은 융합을 촉진할 것이다.”라며 “빅데이터, AI 등 분야에 대해 연구와 응용을 심화해 AI+ 행동을 벌여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강도 높은 대중국 제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자체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AI 분야 투자를 확대하며 AI 경쟁력을 빠르게 갖춰나가고 있다.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누리집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누리집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우리나라 및 주요국 인공지능 기술수준의 최근 변화 추이’에 따르면 미국의 AI 분야 기술수준을 100%로 놓고 볼 경우 중국은 92.5%로 가장 미국을 가깝게 따라잡았으며 유럽은 92.5%, 한국은 88,9%의 전반적 기술 수준을 보였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1~2년 사이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중국의 사이버 보안업체 치후 360의 창업자이자 전국인민회의 위원인 저우훙이는 중국의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GPT-4를 뛰어넘는 거대언어모델을 만드는 건 현재로선 어렵지만, 일부 수직 분야에서 GPT-4를 뛰어넘는 것은 전적으로 가능하다.”라고 짚었다. 그는 올해가 중국의 AI에 ‘적응의 해’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대형 모델들이 다양한 기업의 수직적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중국이 미국의 AI 기술 수준을 추월하는 것은 힘들 수 있다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정부의 생성 AI에 대한 강력한 규제다. 지난해 7월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의 AI 개발이 많은 분야에서 서방 국가에 비해 훨씬 뒤떨어져 있으며, 중국이 미국보다 앞서 있는 유일한 분야는 AI 산업에 대한 규제라고 비판했다. 또 중국 정부는 일반 대중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생성 AI를 규제하는데 적극적이며, 이 때문에 중국 기업의 AI 개발의 주요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챗 GPT로 생성 AI 열풍이 불던 시기에 중국 기업에서는 챗 GPT와 유사한 생성형 AI를 다수 출시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육성하는 대신 오히려 기업들이 생성 AI가 생성하는 콘텐츠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강한 규제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모든 대형 언어모델을 당국에 등록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챗 GPT나 제미니와 같은 미국산 AI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확신한다. 미국 혁신 생태계의 기본은 의심할 여지없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라며 “의심할 여지 없이 실리콘밸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미국이 선두 자리에서 밀려날까 봐 너무 걱정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10년후에도 중국보다 AI 분야에서 앞서 있을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중국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이 분야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 겸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도 덧붙혔다.

오픈 AI가 소라에 "도쿄 거리를 걷는 스타일리시한 여성" 등의 키워드를 입력해 생성한 예시 영상 = 오픈AI 누리집

최근 오픈AI에서 출시한 영상 생성 AI ‘소라’에 중국 AI 산업이 충격을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소라는 지난달 오픈AI가 공개한 영상 생성 AI로, 이용자가 입력하는 텍스트에 따라 최대 1분 길이의 비디오를 생성할 수 있는 AI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오픈AI의 소라가 중국의 AI 꿈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라의 등장은 중국의 AI 산업이 미국을 어떻게 따라잡을지 고심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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