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셀투팩(Cell To Pack) 콘셉트의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플랫폼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셀투팩(Cell To Pack) 콘셉트의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플랫폼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K-배터리 3사와 소재 업체들이 ‘인터배터리 2024’에서 혁신기술과 미래비전을 밝혔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인터배터리 2024’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전시회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2차전지 기업을 비롯해 전 세계 18개국 579개 업체가 참가한다. 

인터배터리 관계자에 따르면 역대 최대 규모 행사에, 전년 대비 77% 증가한 4만2872명의 관람객이 사전등록을 신청했다.

전시회를 주최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글로벌 기술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본격화 △LFP 등 보급형 기술의 확대 △친환경 기술의 강화 △원통형 배터리 등 표준 및 자동화 기술의 확산을 뽑았다.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셀투팩 최초 공개

국내 1위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참가 업체 중 가장 큰 540㎡ 규모의 부스를 차린 올해 전시회에서 모듈을 생략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파우치형 셀투팩(Cell to Pack) 기술을 최초 공개했다.  

셀투팩 기술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첨단 팩 디자인이다.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함으로써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배터리 무게와 비용을 절감한 것이 특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실제와 유사한 크기로 제작된 자동차 목업(Mock-up)에 셀투팩 적용 배터리를 장착해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파우치 셀의 가벼운 무게 특성을 가져가면서도 팩 강성을 높이고 검증된 열 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팩을 구성하는 부품을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해 제조원가를 절감,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부터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정보기술(IT) 기기까지 다양한 응용처에 적용할 수 있는 배터리 최신 기술을 공개했다. 이날 전시회에는 해 처음 도입된 올해 처음 신설된 '인터배터리 2024 어워즈'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미드니켈 퓨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도 주목을 받았다. 고전압에서도 구동 가능한 미드니켈 노트북용 배터리로, 장기 내구성을 확보한 부분이 높게 평가됐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30년 넘는 업력을 통해 축적한 다양한 경험을 활용해 개발한 차별화된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BMS 사업에서도 압도적인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비즈니스 영역을 무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 사내독립 기업 AVEL의 재생 에너지 전력망 통합 관리 사업과 KooRoo의 전기 이륜차용 BSS(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사업, 전기차 배터리 종합진단 서비스 비-라이프케어(B-Lifecare) 등 신사업도 뉴 비즈니스 존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SDI,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

이번 전시회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글로벌 개발 경쟁이 치열한 전고체 배터리이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 중인 삼성SDI를 필두로, 국내 스타트업인 티디엘, 메그나텍, 지엘비이 등이 참가해 다양한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삼성SDI는 전시회를 통해 전고체 개발 현황과 구체적인 양산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말 신설된 ASB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SDI연구소 S라인에서 샘플을 생산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양산 중인 각형 배터리(P5)와 비교해 약 40% 가량 향상된 에너지 밀도 900Wh/L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양산 준비를 하고 있다. 2026년까지 샘플을 제작해 고객사에 제공하고, 이르면 2027년부터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독자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혁신적인 무음극 기술을 통해 음극의 부피를 줄여 양극재를 추가함으로써 업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업계 최초로 9분 만에 8%에서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도 발표했다. 해당 기술은 2026년 양산 목표로, 기존 P5 배터리 대비 충전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20년간 사용 가능한 초 장수명 배터리의 2029년 양산 계획도 공개될 예정인데, 소재의 내구성 강화를 통해 배터리 수명을 현재 수준에서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각형 셀투팩 배터리도 공개했다.

이 밖에도 삼성SDI는 주력 ESS 제품인 SBB(Samsung Battery Box)로 'ESS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SBB는 설치가 용이하고 직분사시스템 적용 등으로 안전성을 높인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SK온, 급속충전 혁신 배터리 선봬... LFP 배터리 2026년 양산

SK온은 '스피드 온'을 주제로 부스를 구성하고 급속충전 시간을 줄인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를 내세웠다. 이 제품은 올해 인터배터리에서 ‘급속충전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는 기존의 SF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9% 높이면서 급속충전 시간은 유지한 혁신 제품이다. 에너지 밀도가 같다면 기존 SF 배터리 보다 급속충전 성능이 약 18% 개선된 셈이다. 보통 에너지 밀도가 10% 증가하면 급속충전 시간이 20% 증가한다.

이 배터리는 기아 EV9에 탑재됐다. 1회 충전 시 최대 501km를 주행할 수 있다. SK온은 이번 행사에서 배터리와 차량 실물을 전시한다. 이 배터리는 인터배터리 어워즈 특별관에서도 볼 수 있다.

또 ESS(에너지저장장치)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북미 화재 안전인증을 받은 솔루션을 적용해 ESS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안전성을 높였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보급형 배터리 기술도 관심을 받고 있다. SK온은 기존제품보다 저온에서 충‧방전 용량을 10%이상 높인 윈터프로라는 제품을 공개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6일 전시장에서 "LFP 배터리 개발이 완료됐고, 2026년쯤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 주도로 그룹 차원에서 이차전지소재 '풀 밸류체인'을 선보인다. 이차전지소재 원료생산 단계부터 리사이클까지 기존보다 한층 더 영역을 확대한 이번 전시회에서 친환경 자원 순환체계(Closed loop)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알렸다. 

성일하이텍, 고려아연, 에코프로 등의 기업들은 사용한 배터리로부터 원재료를 확보하는 리사이클링 기술과 공정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공법을 선보인다. 엘엔에프는 시장 출시에 앞서 LFP용 양극재를 공개한다. 

한편, 이 자리에서 정부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기업 수요를 반영해 배터리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 개발 지원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개막식에 참가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LFP‧나트륨 등 보급형 배터리 개발, 재사용·재활용 등 친환경 기술 개발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5000억 원 이상 연구개발(R&D)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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