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한국 금거래소에서 판매되는 골드바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한국 금거래소에서 판매되는 골드바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국내 금 가격이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역대 최고가를 갱신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에 국제 금값이 두 달여 만에 큰 폭으로 올라 온스당 2100달러를 넘어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96% 오른 8만90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4년 3월 24일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후 역대 가장 높은 가격이다. 종전 KRX 금시장에서 금 최고가는 지난 1월 16일 기록한 8만7730원이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 오른 온스당 2126.30달러로, 사상 처음 온스당 2100달러를 넘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금 선물시장의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이는 국제 금값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장은 오는 6일과 7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미 연방 하원 및 상원 증언에서 그가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금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금값 급등은 2020년 초 이후 첫 미국 금리 인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공감대가 급부상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스왑시장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 5명 중 3명 가까이가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 데이터 보고에 따라 연준이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금은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2월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지수 및 1월 건설 지출의 부진 등으로 인해 지난 주 동안 약 50달러 급등했다. 

또 극심한 양극화 현상의 다가오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에서 진행 중인 전쟁도 장기적인 금값 상승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향후 국제 금값 전망은 어떻게 될까. 

미국의 지표 부진에 중동 등의 지정학적 긴장감도 가세하고 있어 단기적인 금값의 상승 기조가 유효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시카고 블루 라인 퓨처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필립 스트라이블은 5일자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금이 손쉽게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수 있다”면서 “금요일에 미국 고용 데이터에서 누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이로 인해) 파월 의장은 이번 주 두 번 연설을 통해 좀 더 비둘기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ME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은 6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66%로 보고 있다. 

킷코 메탈의 수석 분석가인 짐 와이코프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금값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한 미국의 높은 금리가 채권과 같은 경쟁 자산의 수익률을 높이고 달러를 상승시켜 외화로 금속을 구매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되면 금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스웨덴 투자은행인 삭소뱅크의 상품 전략 책임자인 올레 한센은 “전 세계적으로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공매도 욕구가 감소했으며 기본적으로 모두 금의 현재 매수 자격이을 강화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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