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비트코인이 역대급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신고가 경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이 반감기 도래 후 조정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4일 오후 4시 현재 전일 대비 2.69% 상승한 6만35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이후 잠시 하락했던 비트코인은 2월 들어 급격하게 상승하며 지난달 28일 6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비트코인이 6만 달러 문턱을 넘은 것은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 것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및 4월 반감기 도래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경우 선물 ETF와 달리 운용사가 직접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하는 만큼, 가상자산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경로 역할을 할 수 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K33리서치에 따르면, 블랙록 등이 출시한 비트코인 현물 ETF 9개가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만 30만개(약 25조원)에 달한다. 

다가오는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으로, 비트코인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세 차례의 반감기를 거쳤는데 모두 강세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며 조정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반감기를 지나면 4만2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트코인 채굴비용이 이전보다 높아지면서 채굴업자들의 수익성이 하락해 비트코인 가격에도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JP모건은 비트코인의 채굴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해시레이트가 반감기 직후 20% 하락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한 4월의 행복이 가라앉으면, 비트코인 가격이 4만200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운용사인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CEO) 또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가격 조정이 일어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조정이 발생한다면 비트코인은 신고점에 도달하기 전에 5만 달러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보그라츠 CEO는 현재 비트코인의 상승 랠리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촉발한 일종의 ‘가격 발견’ 과정이라며, “기관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비율은 낮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투자자들이 이러한 레버리지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라며 “밀레니얼과 젠지 세대 투자자 중 일부는 많은 돈을 벌겠지만, 대부분은 시장에서 쓸려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업체 얼터너티브가 제공하는 투자심리 지표인 ‘공포·탐욕 지수’는 4일 현재 82점을 가리키고 있다. 공포·탐욕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태(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투자수요가 높은 상태(탐욕)를 의미하는데 82점은 ‘극도의 탐욕’ 상태로 분류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불러온 역대금 상승 랠리가 반감기 뒤에도 계속될지, 아니면 과도한 거품이 꺼지고 조정 국면이 시작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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