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센터. 사진=픽사베이
데이터 센터. 사진=픽사베이

[이코리아] 인공지능(AI)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그 여파로 다량의 물과 전기를 필요로 하는 AI로 인해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시티AM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 냉각을 위한 물 사용을 크게 늘리면서 생성 AI 발전 붐의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수요가 2027년까지 영국의 연간 물 소비량의 절반에 가까운 42억~66억㎥(입방미터)로 추정되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물 회수를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의 연구진은 이번 주 ‘네이처’에 인용한 논문에서 “점점 심각해지는 담수 부족 위기, 악화되는 연장 가뭄, 빠르게 노후화되는 공공 물 인프라 속에서 AI 모델의 공개되지 않은 물 발자국을 밝혀내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썼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1년 동안 선도적인 기술 기업들이 생성 AI를 사용하고, 방대한 양의 텍스트, 숫자 및 기타 데이터를 처리하고 생성할 수 있는 대규모 언어 모델에서 실행되는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더욱 커졌다.

실제로 기술 대기업들의 물 소비량은 최근 눈에 띄게 급증했다.

2022년에 MS는 220억 리터의 물에 해당하는 약 2200만 입방미터의 물을 소비했다. 이는 올림픽 규정 크기의 수영장을 8800번이나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반면 구글은 약 60~70억 리터의 물을 소비했다. 메타의 소비량은 20억 리터 수준이었다.

지난해 4월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의 연구에 따르면 MS의 미국 데이터 센터에서 오픈AI의 챗GPT에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된 언어 모델인 GPT-3를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70만 리터의 깨끗한 담수가 소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챗GPT는 챗GPT 배치 시기와 장소에 따라 약 20~50개의 응답과 같은 간단한 대화를 위해 500밀리리터짜리 물 한 병을 '마셔야 한다'"고 썼다.

이들은 "모델 크기가 훨씬 커진 GPT-4의 경우 이 모든 숫자가 몇 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빅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 산업 성장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며 자체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 빅 테크들은 관개 기반 시설을 강화하고 습지 시스템을 복구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2030년까지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물을 대수층과 같은 시스템으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수자원을 보충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앞서 지난 2021년에 구글은 2030년까지 사용한 물의 120%를 자연으로 되돌려주는 한편 사무실과 데이터센터가 있는 지역의 식수 안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타와 MS도 2030년까지 물 사용 넷제로 달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들 빅테크 기업들이 자원 소비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곳은 물뿐만이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 AI 및 암호화폐의 전력 소비는 2026년까지 두 배로 증가할 수 있다.

2023년 2월 구글은 수십억 명의 사용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드(Bard)'라는 인공지능 도구를 발표했다. MS는 윈도우 키보드에 '코파일럿(Copilot)' 브랜드의 인공지능 버튼을 추가하고 있다.

IEA는 "구글과 같은 검색 도구는 AI를 완전히 구현할 경우 전력 수요가 10배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IEA에 따르면 아마존, MS, 구글, 메타 등은 2017~2021년 복합 에너지 사용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해 2021년에는 약 72테라와트시(TWh)까지 증가했다. 이는 2022년 영국이 사용한 전체 에너지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가능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효율성 향상과 규제가 전 세계 기술기업들의 자원 소비를 줄이기 위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예측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사용 및 배출량에 대한 의무적인 보고 의무를 시행했다.

중국은 2032년까지 모든 공공기관이 전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 에너지부는 향후 20년간 보다 효율적인 반도체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구글은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인근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전력공급 수준에 맞춰 데이터센터 가동을 조절하는 ‘24/7 에너지’ 계획을 세웠다.

앞서 구글은 2022년까지 6년 연속으로 자사가 소비하는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 거래를 통해 조달했다. 2030년에는 에너지 거래에 의존하지 않고 자사 전력망 자체를 100% 무탄소에너지로 대체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의 경우 지난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운영하는 MS 데이터센터 에너지의 90%를 무탄소에너지로 구성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 기업 콘스탈레이션에너지와 대규모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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