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본사 T타워. 사진=SK스퀘어
SK스퀘어 본사 T타워. 사진=SK스퀘어

[이코리아] 최근 저PBR 업종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에서 SK스퀘어를 주목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는 26일 SK스퀘어가 자사주 매입, 소각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재평가될 것이란 기대감에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했다. 

SK스퀘어의 현재 주가는 지주회사 내에서도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SK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를 기존 7만4000원에서 8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직전 거래일인 23일 주가는 6만93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스퀘어는 현재 순자산가치(NAV) 대비 68.1% 할인되어 지주회사 내에서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매우 높다”며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실시를 계기로 재평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스퀘어는 2023년 4분기 매출 6294억 원, 영업손실 4054억 원을 거뒀다. 그동안 매출로 인식하던 SK하이닉스의 지분법 손익을 매출에서는 제외하고 영업이익에 반영했으며 적자는 지속했다. 

앞서 SK스퀘어는 2025년까지 경상 배당수입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지급하고 투자 성과 일부를 추가로 주주환원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SK쉴더스 지분 매각에 따라 2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지난해 이미 11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진행되었으며, 취득한 자사주는 신탁계약 완료(3월 31일) 후 전액 소각할 예정이다. 또 2025년 7월까지 SK쉴더스 지분 매각대금 잔여분(4500억 원)이 입금될 예정이다. 

최 연구원은 “이 또한 일부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SK하이닉스 실적개선에 따른 배당이 확대될 경우에도 주주환원 재원이 증가하게 되어 시장 눈높이를 충족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면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젝트에 적합한 종목”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또 “SK스퀘어의 자산가치 중 핵심인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라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며 “티맵모빌리티의 성장세도 부각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주주환원 강화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23년 3100억 원, 25년까지 최소 3300억 원의 주주환원이 전망된다”면서 SK스퀘어 목표가를 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자본시장 선진화 추진 방향. 자료=금융위원회
자본시장 선진화 추진 방향. 자료=금융위원회

한편, 정부는 26일 오전 우리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방안을 발표했다.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를 유도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세제 혜택을 지원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먼저, 금융당국은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사회를 중심으로 매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각 기업에 적합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스스로 수립해 공표하고, 거래소에 자율 공시하도록 안내하겠다는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올리고, 주주환원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는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나 법인세 공제 혹은 감면, 컨설팅 우대 등 세정 지원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우수 기업 중심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해 기관 투자자가 벤치마크 지표로 활용하게 하고,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일반 국민도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또,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투자할 때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고려하도록, 의결권 행사 지침, 즉 스튜어드십 코드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이 같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전담 부서와 자문단을 구성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통합 홈페이지도 개설할 방침이다. 

발표에 앞서 시장 안팎에서는 적극적으로 주주에 배당한 기업에 법인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포함될 거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번에는 방향만 내놨고 구체적인 지원책은 담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5월 중 2차 세미나를 개최해 가이드라인 세부내용에 대한 기업 등의 의견을 수렴한 다음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반기부터 준비된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공시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 구축 및 각종 인센티브 마련 등 세부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여 우리 증시의 도약을 적극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많이 기대감으로 올랐고, 내용과 관계없이 발표가 나면서 차익 실현 트리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꽤나 많다. 

조준기·강재현 SK증권 연구원들은 2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실제로 셀온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생각”이라면서도 “하지만 지난 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벤트와 이에 대한 가격 반응에서 보았듯이 시장의 반응을 완전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하며 모두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면 그렇지 않게 되는 상황도 많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1시 25분 현재 전장보다 0.5% 내린 2650선에 거래 중이다. 기업들에게 주는 인센티브가 시장 기대치보다 약한 수준으로 시장이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초반 2650선까지 한 차례 밀렸다가 밸류업 세부안 발표 이후 2620선까지 떨어졌고 이후 낙폭을 점차 줄이는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합쳐 2000억 원 가까운 차익 매물을 쏟아내다가 이후 차익 매물이 반으로 줄어 현재 추가 낙폭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지난달 24일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기대감을 키워왔다. 저PBR주들은 급등세를 보였는데, 보험, 자동차, 증권, 은행 업종은 각각 33%, 27%, 26%, 17% 상승률(1월 24일 ~ 2월 23일)을 기록했다. 그만큼 밸류업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컸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2월말 이후 코스피 반등이 저PBR주에서 수출주·성장주로 바톤터치 후 막판 스퍼트를 예상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추진 과제라는 점은 긍정적이나 단기적으로는 앞서간 시장의 기대, 이로 인해 급등한 저PBR주들의 후폭풍은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24일 이후 코스피가 8% 상승했는데, 이 중 저PBR 업종의 상승기여도가 60.6%에 달한다. 1월 24일 이후 상승분의 60%를 되돌린다면 코스피는 최대 256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일본 사례분석을 통한 투자전략을 구체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번 밸류업 지원방안 공개를 통해 스튜어드쉽 코드 도입을 언급했고, 일본 사례를 첨부하면서 향후 한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본 사례를 따라갈 것임은 더욱 명확해졌다”면서 “일단은 저PBR주 변동성을 피하고, 수출/성장주 비중확대를 통해 수익률 제고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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