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푸본현대생명보험의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됐다. 본업인 보험부문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건전성 지표 또한 업계 평균을 하회하고 있어 실적 개선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지난 21일 푸본현대생명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나신평은 등급 하향의 이유로 ▲전반적인 보험이익창출력 개선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 ▲고원가성 보험계약 증가 및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익성 하방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점 ▲모그룹의 재무적 지원으로 자기자본이 확충되었으나, 규제 대응 수준이 미흡한 점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실제 푸본현대생명의 보험손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21억원의 적자를 시현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92억원 흑자) 대비 213억원 감소한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적용 및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푸본현대생명의 보험손익률은 생보업계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보험사의 미래 수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또한 경쟁사보다 열위해 본업인 보험부문의 이익창출력이 저조한 상태다.

나신평은 “현재와 같은 보장성보험 위주의 영업기조와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CSM 규모는 단기적으로과거 대비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시현할 것”이라면서도 “보장성보험 시장의 높은 경쟁강도와 회사의 경쟁력 수준, 저축성보험 및 퇴직연금보험 위주로 이루어진 보험포트폴리오 구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CSM 규모 증가 추세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나신평은 이어 “현재 축적되고 있는 CSM은 장기간 동안 이익으로 전환되면서 보험사의 이익 기반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회사의 전반적인 보험이익창출력 개선은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부문에서도 고원가성 보험계약 증가 및 고금리 장기화 등의 악재로 인해 손실이 커지고 있다. 실제 푸본현대생명의 투자손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4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나신평은 “시중금리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자수익과 같은 경상수익 규모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에 상응해 늘어난 저축성보험 및 퇴직연금에서의 고원가성 보험계약은 상당 기간 회사의 이자마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건전성 지표 또한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경과조치 적용 전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은 지난해 3월 기준 5%에 불과하다. 경과조치 적용 후는 163.8%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넘지만, 생보업계 평균(경과조치 전 195.9%, 후 223.5%)과는 아직 큰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푸본현대생명도 꾸준히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우선주 포함 총 619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행했으며, 모기업인 푸본생명으로부터 2021년 4580억원, 2023년 3925억원의 대규모 자본금을 납입받았다. 하지만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오히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오히려 전년 말 대비 감소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올해도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추가적인 자본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나신평은 “자산과 부채의 매칭 수준이 다소 미흡하며 외화유가증권, 해외주식 등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운용으로 인한 보유채권의 평가손실과 시장위험 증가에 따른 지급여력비율 관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퇴직연금 상품의 낮은 듀레이션과 보험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감안하면 보험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이 수반되지 않는 경우 지급여력비율이 단기간 내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신평은 이어 “모기업의 재무적 지원이 지속되고 있는 부분은 회사 자본적정성의 주요 지지요인이나, 기간 경과에 따른 경과조치 효과가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점, 자본증권의 상환기일이 점차 도래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지급여력비율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사장은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지금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내부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회사의 각 조직이 하나의 목표로 결속하여, 고객가치 제고를 위해 내실 있는 지속성장 기업으로 발돋움하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푸본현대생명이 적자 경영과 건전성 악화를 극복하고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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