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동양생명이 새 회계제도(IFSR17)가 처음 적용된 지난해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큰 폭의 실적 성장을 달성했다. 

앞서 동양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740억원) 대비 1966억원(265.5%) 늘어난 270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5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액은 10조2796억원에서 3조2508억원으로 68.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99억원에서 3343억원으로 259.8% 늘어났다. 

동양생명은 저우궈단 대표이사 사장 취임 첫해인 2022년,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73.1%, 60.9% 감소하며 부진에 빠진 바 있다. 이후 동양생명은 실적 반등을 위해 체질 개선을 선언하고, 새 회계제도 도입에 맞춰 보장성 보험상품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보험사의 핵심 미래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해서는 만기에 보험금을 돌려줘야 하는 ‘저축성 보험’보다 환급금 없이 보장과 혜택만 제공하는 ‘보장성 보험’의 판매 비중을 높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동양생명의 보험료수입 중 보장성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2.1%로 전년 동기(40.8%) 대비 21.3%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건강·종신 상품 신계약 판매가 늘어나면서 보장성보험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가 전년 동기 대비 75.2% 증가한 4879억원을 기록했고, 누적 신계약 CSM은 같은 기간 26.2% 늘어난 5609억원, CSM 잔액은 8.4% 증가한 2조5748억원을 달성했다.

또한, 동양생명은 조만간 리더십 교체를 통해 지난해부터 논란이 돼온 ‘CEO 리스크’도 해소할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현장검사를 통해 동양생명이 최저 입찰가보다 4배 높은 27억원을 들여 서울 장충 테니스장 사용권을 확보하면서, 테니스장 운영비 대부분을 보전해 주는 등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운용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저우궈단 대표의 취미가 테니스인 만큼, CEO의 취미생활을 위해 회삿돈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동양생명은 때아닌 CEO 리스크에 휘말리게 됐다. 하지만 저우궈단 대표가 지난해 12월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사임하고 이문구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내정되면서 논란도 일단락된 상태다. 

이 부사장은 1992년 동양생명에 입사한 뒤 사업단장, 전략제휴팀장, GA영업본부장, GA본부장 등을 역임한 ‘영업통’으로, 2022년부터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CPC부문장, FC본부장 등을 겸직하며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아왔다. 

동양생명은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갖춘 보험사 M&A 시장의 잠재적 ‘최대어’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부터 동양생명을 이끌게 된 이 부사장은 테니스장 논란으로 불거진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고 수익성을 개선해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한편 동양생명은 오는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부사장의 대표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새로 출범할 이문구 체제가 실적 성장과 신뢰 회복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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