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오창캠퍼스에서 열린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오창캠퍼스에서 열린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방 거점 국립대 9곳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강원대·충북대·충남대·경북대·부산대·경상국립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 이 아홉 개의 국립대학에 재정 투자를 집중적으로 늘리고, 학생당 교육비를 서울대의 7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환영할 만한 제안이다. 수도권 외 지방의 소멸을 막고, 지방을 살리는 일에는 여야 구분 없이 모두 관심이 있는 것을 본다. 허나 실제로 정책을 추진하는 권한은 여당에 있으니, 여당이 이러한 제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오히려 더 발전시켜 시행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지방 거점 국립대를 활용해서 지방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안과 관련해서, 필자는 우리가 보다 적극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는 일도 필요하다 본다.

현재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지방 거점 국립대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서울대의 7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안은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렵지 않은 안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 정도 수준에만 머무르는 일은 아쉽다. 현재 가분수와 같이 느껴지는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려면, 이를 역전할 만한 획기적 정책이 필요하다. 해서 필자는 지방 거점 국립대의 학생당 교육비를 서울대의 70% 정도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120%~150%로 끌어 올리는 일을 제안하는 바이다. 

더불어, 서울대 포함 10개의 거점 국립대학 간 인적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좋다. 현재도 거점 국립대학 간의 학점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데, 거점 국립대학 학생들은 졸업 전에 반드시 한 학기 이상 타 지역의 거점 국립대학에 가서 수강을 하도록 규정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특별히 서울대 입학생들은 반드시 ‘일 년 이상’ 다른 거점 국립대에서 수강하도록 한다면 학점 교류가 서울대에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 학생들에게서 형평성에 대한 이의 제기가 있을 수 있겠으나, 서울대 학생들이 이미 국가의 세금과 사회적 후원을 통해 최고의 지원을 받고 있음을 상기한다면, 그 정도의 희생과 도전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으로 기쁘게 감당해 주실 수 있으리라 믿어 본다. 참고로 연세대학교는 입학 후 1년간 신입생이 송도 캠퍼스에서 기숙을 하는 제도를 시행한 지 오래되었다. 사립대에서 해낸 일을 국립대에서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거점 국립대 교원들 간의 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가자. 안식년(연구년)을 타 지역의 거점 국립대에서 보내거나 인구가 더 적은 지역의 대학으로 아예 이직을 하는 경우 해당 교원에게 급여나 연구 기회에 있어 획기적인 메리트를 주는 안을 추진해 볼 수 있겠다. 지방 거점 교육대의 예산을 증액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추진될 수 있는 안이리라.

작년 8월, 10개의 국가거점 국립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국가거점 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는 '국가거점 국립대학교 간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대학 간 교육·연구 네트워크 구축 및 인프라 공유 △교원 및 연구 인력 상호 교류 △학점·학기 교류 및 상호 학점 인정 등을 합의했는데, 특별히 정부 주도 혁신만 바라보지 않고 대학이 스스로 주도하는 혁신을 추진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 자리에 참석한 이주호 사회부총리는 "정부가 과거의 정책에서 벗어나서 정부 주도가 아닌 대학 주도의 혁신을 지원하는 체제로 바꾸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거점국립대 간의 좋은 협력모델이 많이 나온다면 정부 주도가 아닌 거점국립대학들의 협력이 주도하는 새로운 혁신모델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위에서 제안한 안들도 고려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나라의 9개 지방 거점 국립대학이 서울대보다 좋다는 인식이 생길 때까지 노력해 보자.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방 균형 발전을 이루어, 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이루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 소개] 이송용 순리공동체홈스쿨 교장, 전 몽골국제대학교  IT 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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