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마사요시 손) 스프트뱅크 CEO = 소프트뱅크 X 갈무리
손정의 (마사요시 손) 스프트뱅크 CEO = 소프트뱅크 X 갈무리

[이코리아]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AI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 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4년 70억 달러 수준에서 2030년 1400억 달러 규모로 6년 만에 20배 급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에서 90%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른 상태다. 현재 엔비디아는 시총 5,7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의 뒤를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등극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엔비디아는 300억 달러 규모의 맞춤형 AI 반도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9일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맞춤형 반도체 설계를 위한 새로운 사업부를 구축하고 있으며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오픈 AI 등 주요 기술기업들과 맞춤형 칩 제작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 상황이다. 기존의 H100, A100 등 범용 AI 프로세서 대신 각 기업의 제품에 맞춘 맞춤형 AI 반도체를 공급해 시잠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로운 AI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는 기업들도 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독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AI 반도체의 수요가 사그라들지 않는 만큼, 자체 생산을 통해 부족한 수요를 메꾸면서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자체적인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최대 1000억 달러 (약 133조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이자나기’ 프로젝트에 나섰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앞서 샘 알트만 오픈 AI CEO와 만나 AI 반도체 제조 계획에 대해 논의했으나, 이자나기 프로젝트는 이와는 별개의 프로젝트로 알려져있다.

일본 신화에 등장하는 신 중 하나인 ‘이자나기’의 이름을 딴 이 프로젝트에 소프트뱅크는 약 300억 달러 (약 40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나머지 700억 달러의 투자를 중동 등 외부 투자자로부터 유치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가 현재 영국의 반도체 설계사 Arm의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투자를 통해 Arm의 기술을 활용할 AI 반도체 제조공장을 구축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르네 하스 Arm CEO가 이자나기 프로젝트에 대해 손정의 회장에게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외신들은 소프트뱅크가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경우 세계 반도체 시장의 5분의 1 정도를 차지하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오픈 AI 역시 지난 14일 5조에서 7조 달러(약 9300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AI 반도체 공장을 설립해 자체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당 금액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대비 9~11배에 달하는 규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샘 알트만 CEO는 이번 계획을 위해 미국, 중동, 아시아의 잠재적인 투자자와 파트너를 만났으며, 중동 등 지역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계획에 대한 미국 정부의 승인을 위해 지나 라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과 만나기도 했다.

샘 알트만 오픈 AI CEO는 그동안 AI 칩 확보를 회사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 또 엔비디아의 GPU가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단일 기업의 독점으로 인해 칩의 생산량이 부족한 상태이며, 구매 비용 역시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한 알트만은 여의도에서 열린 ‘K-스타트업 및 오픈 AI’ 행사에서 “자체적인 AI 칩을 보유하는 것은 기업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국력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엄청난 강점이다. 앞으로 AI 칩을 자체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