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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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구글의 알파벳을 밀어내고 미국 상장기업 시가총액 3위 자리에 올랐다. 

1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뉴욕증시에서 14일(현지시간) 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보다 2.46% 오른 739.0달러에 마감했다. 

엔비디아 시총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1조8253억 달러(약 2438조원)를 기록하며 미 상장기업 중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에 이어 세 번째로 가치가 큰 기업이 됐다. 

전날까지 시총 3위였던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이날 주가가 0.55% 오르는 데 그쳐 시총이 엔비디아보다 낮은 1조8145억 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전날 아마존을 제치고 시총 4위로 오른 데 이어 불과 하루 만에 다시 알파벳도 넘어섰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약 두 달 반 동안 49%나 올랐다. 지난 1년간의 상승 폭은 230%에 달한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에는 오는 2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의 금융투자회사들이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한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연간 매출 증가율이 118%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최근 목표주가를 30∼50%씩 올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가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더 가파른 탓에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조정하며 따라잡는 데 애를 먹을 정도”라고 보도했다.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는 초기에 게임용 PC에 들어가는 그래픽 카드를 만들어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다 최근 몇 년 사이 'AI 붐'을 타고 급속도로 성장했다. 

챗GPT 등 생성형 AI 개발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분기 실적이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점점 높아지는 분위기이다. 업계에선 추가 상승의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눈치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엔비디아가 애플과 MS에 이어 '시총 2조 달러 클럽'에 입성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810달러 수준에 이르면 시총이 2조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15일 기준 엔비디아의 주가는 726.58달러로 장을 마감했으며, 이는 한 달간 28.7% 상승한 수치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4년 70억 달러 수준에서 2030년 1400억 달러 규모로 6년 만에 20배 급성장할 것으로 추정되어 향후 수 년간 AI 반도체는 시장의 메가 트렌드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 14일에는 오픈AI CEO 샘 올트먼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대비 9~11배에 달하는 5조~ 7조달러(약 6,600 ~ 9,300조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목표로 AI 반도체 공장을 설립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대규모 자금조달로 AI 반도체 제조공장을 직접 설립하는 것은 다소 현실성이 부족해 보이지만, 주문 후 제품 수령까지 1년 이상 소요되는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탈피하려는 전략은 분명해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만약 오픈 AI가 AI 반도체 자체 생산시설을 구축한다면 향후 AI GPU 형태보다는 주문형 반도체(ASIC) 형태의 AI 칩 생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최근 ARM, 퀄컴 등의 업체들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부터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폰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긍정적 실적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AI 반도체가 탑재된 IT 기기가 향후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온디바이스 AI(스마트 폰 + PC) 출하량은 2023년 2,900만대에서 2024년 3억대로 +10배 증가하고, 출하 비중(스마트 폰: 23년 1%, 25년 43% / PC: 23년 10%, 25년 32%)도 급격히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수년간 AI 반도체 수요는 공급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AI 반도체 공급 업체는 극히 제한돼 있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은 향후 AI 반도체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의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김 연구원은“따라서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 (SAFE) 파트너인 팹리스(딥엑스, 리벨리온), 디자인하우스(가온칩스, 세미파이브) 업체들도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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