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무역협회
자료=한국무역협회

[이코리아]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 증가로 기후테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을 주는 모든 기술을 포함하는 말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기후테크 산업 동향 및 우수 기업 사례를 통해 본 성공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기후테크의 주요 투자 분야는 △운송·모빌리티 △에너지 △식품·농업△탄소시장 등이다. 

기후테크 투자금 증가에 따라 기후테크 유니콘기업 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기후테크 유니콘기업은 총 83개 사이며 이들 기업의 총가치는 약 1,80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신규 기술 보유 기업의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기후테크가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ESG 수요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기후테크 기술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캐나다, 영국, 중국, 호주, 독일, 프랑스, 인도 등이 전 세계 기후테크 약 75%를 점유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이 선도하고 있다. 미국은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유럽은 청정기술에 중점을 두고 투자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2030년까지 3690억 달러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기후테크에 대한 지역적 다양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탄소중립산업법(NZIA)를 통해 청정기술 부문의 핵심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후테크 산업 육성 전략'을 마련해 지난해 6월 심의 및 의결을 마친 상태다. 이를 통해 기후테크에 약 145조 원 가량을 투자할 방침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탄소중립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 기후테크’ 보고서에 따르면 운송·모빌리티, 에너지, 애그리테크, 탄소시장 분야에서는 연평균 151%의 성장이 예상되며, 특히 전기자동차와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또한,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인 CCUS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보고서는 블룸버그의 자료를 인용해 2022년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 투자금액은 1조 6000억 달러로, 이중 에너지 전환 1조1000억 달러, 전력망 2740억 달러, 기후테크 기업 펀딩 1190억 달러가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2022년 벤처캐피털(VC)도 기후테크 산업에 701억 달러 이상읕 투자하며 규모가 급속도록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맥킨지가 2030년까지 9조 달러 이상의 기후테크 시장, 피치북은 5년 뒤 기후테크 VC시장을 1조4000억 달러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기후테크의 추이는 어떨까. 

2022년 기준 국내 기후테크 민간 규모 투자는 13억 달러로 다소 미미한 편이나 2021년 대비 가장 높은 증가세(337%)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술 격차는 존재한다. 미국 기술 수준을 100%라고 가정하면 한국은 80%의 기술 수준만 보유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국의 기후테크는 국내 전체 스타트업의 4.9%에 불과하며, 기술 점유율은 7%대로 미국(20%), 독일(12%), 일본(42%)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무역협회는 기업이 성공적으로 기후테크 산업에 진출하기 위한 5가지 전략으로 △탄소 저감 실적 공개를 통한 고객층 확대 △기존 인프라에 접목이 용이한 기술 개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술 개발 △장기적 안목으로 기술 개발 투자 △정부 지원 제도 및 사업 적극 활용을 통한 기술 성장 발판 마련을 제시했다. 

한편 기후테크는 기술성숙도가 높은 영역의 투자에 편중되어 있으며, 민간투자 부족 및 정부지원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기술 및 시장, 상품개발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지훈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후테크 기업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을 이루고, ESG 경영을 강화하여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이 중요하다"면서 "또한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탄소저감 효과를 실제로 증명하는 것이 필요하며, 정부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후테크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후테크는 기술 실증 기회가 적고 수익을 단기간에 낼 수 없어 투자 불확실성이 높기에 민간에서 주도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면서 "정부는 선진 국가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기후테크 산업이 필요로 하는 지원 사항을 제도화하고, 경제성에 밀려 개발되지 못한 기술에 대한 투자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탄소배출량의 16%를 차지하는 운송·모빌리티에 전체 VC 투자액의 61%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테크의 성장가능성은 높으나 이들 기업에 대한 민간투자는 아직 부족하며 정부지원 의존도가 심화될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 목적뿐만 아니라 기후테크 시장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 중이다. 미국의 웰스 파고는 상업용 빌딩의 기후테크 기업의 기술개발 및 상업화를 지원하고 있고, 영국의 바클레이스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5억파운드 규모의 금융자금 지원을 발표했다. 또 미국의 골드만삭스는 기후테크 기업의 채권 발행 주선 및 지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민관협력을 통한 기후테크 기업의 성장단계별 지원 확대와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 및 신 금융기회 발굴을 위한 적극적 투자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으로 에너지 산업 내 신규 기업 탄생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금융회사도 금융기회 발굴 및 ESG 차원에서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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