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이코리아] 대한항공이 지난해 여객 수요 회복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이 기대를 하회했지만 향후 수익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이 14조5751억 원, 영업이익 1조5869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 2022년 대비 8.7% 증가한 역대 최대치로, 4분기 매출도 역대 최대인 3조980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유류비·인건비 증가와 항공화물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45% 줄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2684억원)과 비교해서는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10.9%다. 

여객의 경우 2019년 대비 80%대 회복에 머물렀지만, 수요 회복세와 하이클래스 탑승률 증가로 매출 규모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은  여객기 화물칸(Belly) 운영과 해운 정상화 등에 따라 코로나19 기간 수준의 반사이익은 없었지만 2019보다 더 높은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엔데믹 이후 항공화물 공급 정상화 등에 따라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감소했으나, 이는 전년까지 이어졌던 반사이익의 기저효과”라며 “전년 대비 4분기 영업이익 감소는 2023년 연간 성과목표 및 안전목표 달성에 따른 인건비가 4분기에 일시적으로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2년 코로나19 특수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여객은 동남아 및 일본 등 동계 성수기 관광 수요 회복으로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며 “화물의 경우 반도체ㆍ자동차ㆍ디스플레이 등 전통적인 항공 화물 수요 반등 시기가 불확실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전자상거래 수요 강세를 유지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일시적 비용 증가에도 업황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시장 기대를 하회하는 영업이익을 발표했으나, 이는 인건비 성격의 비용이 일시에 많이 반영된 결과로 업황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가 관련 비용이 정점을 통과했고, 여객 업황은 예상대로 견조함이 확인되었으며, 악화되던 화물 업황이 새로운 변곡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여 향후 수익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가질 수 있는 실적 발표라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지난해 4분기에 항공유 가격 피크 아웃과 더불어 보잉사의 여객기 공급 차질이 계속되고 있으며, 화물 물동량도 회복세에 진입했다”며 “또 홍해사태로 인해 일부 제조업체들의 급송화물 수요가 증가해 단기적 항공화물 업황 개선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3년 4분기 실적이 겉보기로는 부진하나 내용면에서 나쁜 게 없었다”며 “만 2024년 1분기에는 일회성 인건비 감소와 유가하락에 따른 연료비 감소분만 약 4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어 컨센서스(연결기준 약 5300억 원)를 상회하는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조정 시 적극 매수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3년째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일본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서 이제 유럽연합(EU)와 미국의 승인만 남겨두게 됐다. 양사 합병 땐 국내에 세계 10위권 내 글로벌 항공사가 탄생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31일 필수 신고국가인 일본의 경쟁당국 '공정취인위원회(JFT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12개국에서 심사를 완료하게 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일본 경쟁 당국에 설명자료를 제출하고 경제분석 및 시장조사를 진행해 같은 해 8월 신고서 초안을 제출했다. 

다만 일본 경쟁 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까지 결합할 경우 한-일노선에서 시장점유율이 증가해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들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한항공은 한-일 여객노선 12개 중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5개 노선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서울 4개노선(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과 부산 3개노선(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에 국적 저비용 항공사를 비롯해 진입항공사들이 해당 구간 운항을 위해 요청할 경우 슬롯(시간당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일부 양도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일본 경쟁 당국의 승인 결정이 다른 필수 신고국가의 승인보다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경우 대한민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이면서, 동북아 허브 공항 지위를 두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곳인데, 일본 당국조차 결합을 승인한 만큼 대한항공은 승인절차가 남아있는 EU와 미국의 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U의 승인 절차는 다음 달 14일이 기한이며, 미국은 별도의 기한을 두고 있지 않다. 

대한항공은 이번 일본 경쟁 당국의 승인을 기점으로 EU,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