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O 홈페이지 폐쇄 연락두절, 투자자 공동 대응 논의

[이코리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상자산 거래소 간 차익거래를 통해 수익을 보장한다는 홍보를 믿고 투자했다가 수익은커녕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크립토 아비트라지 아울’(이하 CAO)은 지난 2019년 설립된 싱가포르 기업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한 차익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해왔다. 이들은 CAO 플랫폼에 돈을 입금한 뒤 24~72시간이 지나면 투자 기간에 따라 2~10%의 수익을 제공하겠다고 홍보했다. 

실제 일부 투자자들이 수익을 봤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CAO에 돈을 입금하는 이들이 늘어났으나, 지난 25일부터 출금이 어려워지더니 28일부터는 아예 출금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CAO 측은 28일 전체 투자금의 5%씩 인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공지했으나 현재는 홈페이지가 폐쇄되고 고객센터도 연락이 되지 않는 등 종적을 감춘 상태다.

 

크립토 아비트라지 아울의 홍보 이미지. 사진=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크립토 아비트라지 아울의 홍보 이미지. 사진=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피해자들은 CAO가 실제로 AI를 활용한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낸 것이 아니라 다단계 형식으로 신규 투자자를 끌어들인 뒤, 이들의 자금을 통해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를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직장 동료의 소개로 CAO에 투자했다고 밝힌 한 피해자 A씨는 기존 투자자들이 지인이나 가족에게 CAO를 소개하고 투자하도록 하면, 소개받은 이들이 번 수익 일부가 이들을 소개한 기존 투자자에게 커미션으로 지급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투자하는 방식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CAO에서 투자자들에게 메신저앱을 통해 웹 주소와 가입코드 등을 알려주면,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로그인한 뒤 특정 기업 명의로 된 계좌로 입금하고 송금 내역을 CAO에 제출해야 ‘충전’이 완료되는 방식이었다. 피해자들은 송금 내역이 자칫 보이스피싱 등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페치에이아이는 지난 23일 크립토 아비트라지 아울과의 투자계약 체결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사진=페치에이아이 공식 엑스(X) 계정 갈무리
페치에이아이는 지난 23일 크립토 아비트라지 아울과의 투자계약 체결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사진=페치에이아이 공식 엑스(X) 계정 갈무리

앞서 CAO는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공지능 블록체인 플랫폼 페치에이아이(Fetch.ai)와 1000만 달러의 투자계약을 체결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국내외 언론에 알린 바 있다. 하지만 페치에이아이는 23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해당 보도자료는 사실이 아니라며 CAO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피해자들은 현재 소셜미디어 오픈채팅방을 통해 피해 사례 및 관련 증거 등을 수집하며 공동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투자 규모는 소액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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