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C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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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세계 각국 반독점 기관이 빅테크의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빅테크가 유망한 AI 스타트업에 투자를 통해 지배권을 행사하고 AI 기술을 독점하며 시장경쟁을 저해하지 않을지 우려하는 것이다.

현지시각 25일 미국의 반독점 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 (FTC)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3개 빅테크와 AI 스타트업인 오픈 AI, 앤트로픽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위원회는 5개 기업에 투자 및 파트너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강제 명령을 내렸으며, 이번 조사를 통해 빅테크와 AI 제공업체의 파트너십 및 투자를 면밀히 조사하고 기업 간의 관계와 경쟁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부 이해를 높힐 것이라고 밝혔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역사는 신기술이 새로운 시장과 건전한 경쟁을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AI를 개발하고 수익화하기 위해 경쟁함에 따라 우리는 이러한 경쟁을 방해하지 않을지 경계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이러한 투자 관계를 통해 지배적 기업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특권적 접근 권한을 얻는 방식으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게 될지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FTC는 기업들의 파트너십에 관한 정보를 포함해 빅테크가 신제품 출시에 관한 결정, 거버넌스 또는 감독 권한, 정기회의 주제 등 투자 스타트업에 지배력을 행사하는지의 여부와 이러한 투자가 AI 산업의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또 이 과정에서 경쟁법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법무부의 반독점 관련 부서에 통지할 예정이다.

리마 알라이(Rima Alalily) MS 경쟁 및 시장 규제 담당자는 FTC의 명령에 대해 “미국의 기업들은 서로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글로벌 AI 리더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라며 “오픈 AI와 같은 독립 기업뿐만 아니라 다수의 기업과 MS가 맺은 파트너십은 경쟁을 촉진하고 혁신을 가속하고 있다. 우리는 FTC가 연구를 완료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반독점 활동가인 맷 스톨러(Matt Stoller)는 FTC의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빅 테크 기업들은 최고의 AI 기업을 인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인수라고 부르지 않으면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방법을 찾아 왔다."라며 "규제기관은 이에 대해 개입해야 하며 이번에 실제로 이루어졌다."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 AI의 지분 49%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2019년 1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며 독점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또 ‘책임감 있고 안전한 AI’ 개발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며 오픈 AI와 경쟁 구도를 형성 중인 앤트로픽 역시 구글과 아마존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대기업의 투자를 받은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앤트로픽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 누리집
= 마이크로소프트 누리집

오픈 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십 관계가 주목받게 된 발단은 지난해 11월 오픈 AI에서 벌어진 샘 올트먼 CEO 축출사태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습 해고당한 올트먼 CEO를 포함해 다른 오픈 AI 직원들을 영입하려고 시도하는 등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또 올트먼이 CEO로 복귀하는 형태로 사태가 종결된 후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가 오픈 AI 이사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실상 오픈 AI에 지배력을 행사하면서도 지분 49%를 유지하는 등의 꼼수를 통해 반독점 조사를 회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양사의 파트너십 관계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 AI의 파트너십 관계를 주시하고 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 은 지난해 12월 양사의 파트너십 관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경쟁시장청은 “최근 오픈AI의 거버넌스는 변화했고, 그 중 일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관련이 있다.”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가 영국의 시장 경쟁에 해를 끼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조사를 시작할지 검토중이다.”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9일 “오픈 AI에 대한 MS의 투자를 EU 기업결합 규정에 근거해 재검토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라며 양사의 AI 파트너십이 시장 역학을 과도하게 왜곡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EU가 MS와 오픈 AI에 대한 반독점법 조사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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