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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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인공지능(AI) 열풍에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의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삼성전자가 8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올라섰으며, SK하이닉스가 지난달 13일 LG엔솔을 누르고 코스피 시총 2위로 복귀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인공지능(AI) 붐과 반도체 사이클 전망 개선 등으로 올해 37% 뛰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보다 0.14% 오른 7만4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총은 491.50조원으로, 1년 새 130조 원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코스피 기준 시총 1위이자 아시아 시가총액 기준 전체 2위다. 아시아 1위 기업은 대만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다. 

2위 SK하이닉스는 최근 1년 새 55조1097억원에서 103조0123억원으로, 시총이 48조원 이상 증가했으며, 주가는 48.86% 상승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위에서 2단계 오르게 됐다.

또한 지난해 4분기 34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부터 이어져온 영업적자에서 1년 만에 벗어났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AI 서버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며, “이와 함께 그동안 지속해온 수익성 중심 경영활동이 효과를 내면서 당사는 1년 만에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반도체 업종의 실적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는 낸드 플래시였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낸드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고,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스마트폰·PC의 등장으로 낸드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128Gb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5.41% 올랐다.

업계는 상대적으로 업황 반등이 늦어지고 있는 낸드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도 25일 2023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D램 상반기·낸드 하반기 중 재고 정상화 전망을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낸드플래시는 1년 이상 고강도 감산 영향에 따라 지난해 4분기부터 가격상승에 따른 수익성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2024년에도 점진적으로 수요가 회복되고 메모리업계의 보수적인 생산기조가 지속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낸드의 경우, 회사는 eSS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AI 시장에서 핵심 메모리로 급부상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도 흑자전환의 한 축이다. 최근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와 제품 적합성 테스트를 마치고 HBM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고대역폭메모리(HBM) 큰손 구매자인 엔비디아로부터 각각 수억달러에 달하는 선수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HBM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9%에서 내년 19%까지 확대되고, HBM 시장 규모는 올해 15억 달러에서 2025년 56억 달러로 3.7배 커질 전망이다. 특히 2027년까지 HBM 비트 수요 증가율은 연평균 70%로 D램 증가율(+20%)을 3.5배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4년 AI 서버 출하량은 전년대비 38% 증가되고, AI 서버 비중도 지난해 9%에서 올해 12%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올해 HBM 생산능력을 2배 이상 증설해도 북미 클라우드 업체들의 AI 서버 신규투자 확대로 HBM 공급부족은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HBM 샘플 개발과 실제 양산은 별개 이슈"라면서 "지난해 HBM3 (4세대) 생산을 건너 뛰고 올해 HBM3E (5세대) 생산 직행을 발표한 마이크론은 올 2분기 HBM3E 실제 양산 후 수율 확보와 양산 경쟁력 확보 선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4년 HBM 시장은 양산 경쟁력을 갖춘 업체의 높은 점유율 확보가 전망되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중심의 독과점적인 HBM 공급구조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전체산업이 지난해 불황이 길었지만 최근 메모리 반도체의 감산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반도체 산업의 ‘상저하고’의 흐름이 있었고, 올해 역시 상저하고로 우상향의 흐름으로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SK증권은 반도체 업종에 대해 상반기 반도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공급 관점에서의 우려 하락에 따른 2025년까지의 성장 사이클에 대한 가시성과 AI 기반의 수요 강세 지속, 메모리 업계의 탄력적 실적 회복 구간 시작(2Q24) 예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2024년 상반기 DRAM 가동률 반등에도 생산량 증가는 수요를 상회하기 어렵다.  지난 2022년 4분기 SK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감산 발표로 생산 곡선은 2023년 1분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삼성전자의 1, 2차 감산을 거치며 지난해 4분기초까지 추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가동률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2024년 생산은 2023년 대비 재차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2024년 수요를 역성장으로 전망하는 곳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또 “주가 하락은 비중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대형주에서는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중소형주에서는 이오테크닉스, 기가비스, 피에스케이홀딩스 등 후공정 관련주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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