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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서 공항 이용객이 오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면세업계가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면세 시장이 크게 위축된 만큼 해외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2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 19일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그랜드 오픈식을 열고 전체 19개 매장이 공식 운영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9년 미국 DFS가 40년간 운영한 창이공항 면세 사업권을 낙찰받아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그러나 곧 이은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2020년 6월부터 일부 매장만 운영해왔다. 이후 엔데믹으로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전체 매장 재가동에 들어갔다. 

창이공항점은 롯데면세점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로 전체 면적이 8000㎡에 달한다. 

창이공항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연간 여객 수가 약 7000만명에 달한 세계적 허브 공항으로, 지난해 11월 기준 여객 수는 2019년의 90% 수준까지 회복됐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창이공항 여객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창이공항점 정상화를 기반으로 해외 매출을 연간 1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8개국에서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7월 일본 도쿄 긴자점 운영을 재개하면서 모든 매장을 가동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현재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마카오공항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매장을 신규 오픈 예정에 있다. 

바탐 항나딤공항은 지난 2021년 12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니 바탐경제구역청이 ‘인니 바탐 항나딤공항 운영·개발사업’ 계약을 체결한 이래 공항운영 및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신라면세점은  바탐공항 내 유일한 면세점 사업자로, 현지 시장에 의류·화장품·향수·기호식품·주류 등 주요 상품을 독점 공급한다. 또 인천공항을 비롯해 싱가포르 공항과 홍콩 공항 등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동시에 면세점을 운영하는 유일한 사업자로서, 지속적으로 공항 이용객 수가 회복중인만큼 내실 경영에 주력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는 다양한 글로벌 뷰티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팝업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12월  글로벌 외항사인 캐세이퍼시픽과 손을 잡고 외국인 개별 관광객 공략에 나섰다. 엔데믹 이후 늘어나는 개별 여행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유커와 다이궁 등 중국 의존도를 줄여 면세 사업의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캐세이는 약 1000만 명의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홍콩 최대의 항공사이자 세계 10대 항공사다. 국내 면세업체가 글로벌 외항사와 마케팅 협약을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캐세이 글로벌 채널 및 캐세이와 제휴를 맺은 금융사들을 통해 신세계면세점을 홍보한다. 캐세이를 중심으로 800여 개의 파트너사가 모인 생태계 속에 들어가 ‘신세계’라는 브랜드를 각인시켜 면세점 고객 증가, 제휴사 증가, 혜택 상승,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는 복안이다.

신세계 측은 또한 인천국제공항 최대 면세 사업자로서의 입지 구축을 통해 사업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면세사업을 총괄하는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해외 매장의 경우 검토는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 “국내 개별 관광객 유치를 1순위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상반기 해외 관광객 수는 443만 796명으로 2022년 81만 172명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면세점 이용객 수도 늘어났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면세점 이용객은 206만 3989명으로 코로나 19 펜데믹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늘어난 이용객 수에 비해 매출은 조금 힘에 부친 모양새다.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1366억 전년 동기 1조5701억 원 대비 27.6% 감소했다. 업체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현대면세점이 47.1%, 롯데면세점은 38.6%, 신라면세점은 33.6% 신세계면세점은 15.9%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신라면세점이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에서 롯데면세점을 앞지른 가운데, 인천공항 사업권을 반납한 롯데면세점이 해외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2월 춘절 시즌 이후 면세 산업이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은 해외여행이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지난해 4분기 시장규모가 당해 3분기 대비 크게 증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2월 춘절 시즌 이후부터 중국 인바운드 회복 모멘텀의 영향으로 면세점 업황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인바운드 여행사 인프라가 정상화되면서, 2월 춘절 이후 그룹투어 등 중국인 관광객 회복 속도가 가속화 될 수 있고, 해외여행의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구간에 있으며, 작년 말 체화 재고 소진 이슈도 올해 1분기부터 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면서 “호텔신라를 중심으로 면세점 업체들의 실적 회복 모멘텀이 재차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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