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통신비 부담완화 방안 발표하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 뉴시스
지난해 11월 통신비 부담완화 방안 발표하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 뉴시스

[이코리아] 정부는 그동안 민생안정 대책으로 서민 통신비 부담 절감 대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1월 8일 대대적인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해 최근 고물가 장기화로 가중되고 있는 민생의 어려움을 해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기정통부의 발표 이후 약 70일이 지난 가운데 <이코리아>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통신비 인하정책의 진행 상황을 살펴봤다.

= 현기호 기자
= 현기호 기자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5G 기기 이용자가 LTE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바뀐 부분이다. LG 유플러스가 19일부터 5G 스마트폰으로 LTE 요금제를 이용하도록 지원하면서 이제 통신 3사 모두에서 5G 기기에서 LTE 요금제를 지원하게 되었다. 이에 앞서 SKT는 지난해 11월, KT는 지난해 12월부터 5G 스마트폰에서 LTE 요금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5G 스마트폰에서 LTE 요금제를 지원하게 되면 5G 단말 이용자의 경우 저가 LTE 요금제에 가입하고, LTE 단말 이용자가 다량의 데이터를 이용 시 상대적으로 유리한 5G 요금제를 선택하는 식으로 이용자의 요금제 선택의 폭이 확대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 역시 요금제 가입 제한 개선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LG 유플러스는 고객의 통신요금·단말 선택권을 확대하고 통신서비스 이용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용약관 신고 절차 등을 거쳐 고객이 원하는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재원 LG유플러스 MX/디지털혁신그룹장(전무)은 "LG유플러스는 고객경험혁신에 집중하고 고객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선택권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요금제의 출시 역시 활발하다. KT는 삼성의 갤럭시 S24 시리즈 발표에 맞춰 18일 고객 선택권 확대 및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3만 원대 요금제를 출시했다.

KT는 요금 혁신을 위한 첫 단계로 통신사 최초로 남은 데이터를 이월해서 쓰는 5G ‘이월’ 요금제 5종과 안심하고 쓰는 5G ‘안심’ 요금제 3종,그리고 온라인 무약정 ‘요고’ 요금제13종을 19일 출시해 고객 선택권 확대 및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새로운 통신 요금의 기준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통신 3사가 잇따라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5G 중간요금제가 정치권에서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1년 국정감사였다. 당시 5G 서비스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이용량이 20GB에서 30GB였지만,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제공량이 20GB 이하이거나 100GB 이상인 요금제만 출시되어 20GB~100GB 사이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중간요금제에 출시에 대해 “이번 요금제 개편으로 연령별·구간별 이용자 특성에 맞는 요금제가 다수 출시되어 이용자들의 요금제 선택권이 크게 확대되고, 실제 이용자들이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 및 연령대에 맞는 요금제로 많이 이동할수록 이용부담 완화효과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제4 이동통신사 유치 역시 통신사 경쟁 촉진의 핵심 정책 중 하나다. 지난 2010년부터 여러 차례 추진되어 왔지만 번번히 실패한 제 4 이통사 유치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28GHz 주파수에 신규 사업자 진입을 추진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28㎓ 대역 주파수할당을 신청한 3개 법인 세종텔레콤, 마이모바일, 스테이지엑스 등 3개사의 신청 적격 여부 검토절차를 진행한 결과 3개사 모두 ‘적격’으로 판정되었다고 밝혔다. 경매는 1월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5G 28GHz는 지난 2018년 통신 3사가 할당받았다가 지난해에 할당 조건을 채우지 못해 할당이 취소된 주파수다. 정부는 신규 사업자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주파수를 할당받은 날로부터 3년 안에 기지국을 1만 5천 개씩 설치하도록 하는 이전의 조건을 6천 개로 완화하고 할당 기간 중 납부 대가를 25%에서 10%로 낮추는 등 파격적인 주파수 가격 할인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 통신 3사 제공
= 통신 3사 제공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통신비 인하 압박이 통신사의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통신 3사는 오히려 2023년의 매출이 역대급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지난해 예상 매출 합계는 58조2269억원으로 2022년(56조8610억원)에 비해 약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총 영업이익은 4조5077억원으로 2022년(4조3835억원)에 비해 2.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통신 3사가 AI, 클라우드 등 각종 신사업 분야에서 성장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통신 3사는 올해에도 한 목소리로 AI 분야를 강조하고 있다. 

SKT는 인공지능 서비스 '에이닷'을 필두로 올해 4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해 ‘AI 피라미드 전략’의 실행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며, KT 역시 초거대 AI '믿음' 등 AI 사업을 본격화하고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LG 유플러스 역시 통신 맞춤형 AI '익시젠', 초거대 AI '엑사원'과 함께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까지 3개 축으로 초거대 AI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