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에서 공개된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이 결합한 삼성 디스플레이의 '플렉스 노트 익스텐더블(Flex Note Extendable™)'. 출처=삼성 디스플레이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CES 2024에서 공개된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이 결합한 삼성 디스플레이의 '플렉스 노트 익스텐더블(Flex Note Extendable™)'. 출처=삼성 디스플레이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코리아] 디스플레이 산업은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이후 중국 등 후발국의 빠른 추격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것이라는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이 잇따르면서 글로벌 OLED 시장 리더인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2024년의 턴어라운드 기대감으로 차별화된 기술 확보와 차량용, 확장현실(XR) 등 신시장 창출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시장조사기관 및 협회에서는 2024년 디스플레이 시장이 5~7%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24 테크 트렌드’를 통해 “올해 디스플레이 수요는 면적 기준으로 7% 가량 성장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 최고 성장률을 전망했다. 

올해 TV 등 주력 수요 시장의 소비 부진으로 어렵지만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스마트폰, TV 등 IT기기뿐 아니라 XR 기기, 자동차 등으로 응용처를 넓히고 있는 OLED가 급부상할 것으로 관측했다.

프리미엄 디스플레이인 OLED 시장은 본격 개화를 시작해 올해 OLED 점유율이 40%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OLED 패널이 전체 비중 절반을 넘어서며 주력 디스플레이로 등장했고, TV·모니터 시장의 경우 여전히 LCD가 주류를 차지하지만 디스플레이 대형화 추세 속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AI, 자동차, 헤드 마운트 장치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수요처도 창출된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데이비드 시에 옴디아 디스플레이 수석 연구원은 “OLED는 유연한 디스플레이, 스마트 휴대 기기 및 PC 디스플레이의 강한 성장 덕분에 전체 디스플레이 매출을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팝업(Pop-up)형 48인치 LTPS LCD와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 사진=LG디스플레이
팝업(Pop-up)형 48인치 LTPS LCD와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 사진=LG디스플레이

특히 2030년까지 차량용 OLED 시장은 연평균 36% 고성장이 예상되어 LCD가 포함된 일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률(8%)을 4.5배 상회할 전망이다. 이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모빌리티 기능이 차량에 탑재되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올해 CES 2024에서 차량 인테리어의 혁신을 불러올 OLED 제품을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4에서 최초로 공개한 'Flex Note Extendable'은 폴더블, 슬라이더블 기술이 결합된 제품으로, Flex Note 제품에 슬라이더블이 추가된 형태이다. 접혀 있는 폴더블 패널을 펼친 뒤 슬라이딩 방식으로 한 번 더 화면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을 자동차에 장착할 경우 CID로서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차 안에서 업무를 볼 때 노트북을 활용하거나 최대로 펼쳐 영화를 시청할 수도 있다.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땐 화면 크기를 최소화해 차량 내부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것 또한 장점이다. 

LG디스플레이가 CES 2024에서 선보인 미래 SDV 내부에는 초대형 디스플레이 솔루션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한  '57인치 P2P LCD’는 단일 패널로는 세계 최대 사이즈의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자연스럽게 휘어진 3,500R(반지름 3,500mm 원의 휜 정도)의 곡면 화면이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형태다. 

주행, 공조 등 각종 차량 정보를 한번에 볼 수 있고,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고화질로 즐길 수 있다. 또 독자 개발한 고감도 ‘인셀(In-Cell) 터치’ 기능을 탑재해 뛰어난 터치감과 함께 영하 40도 혹한부터 영상 85도 초고온까지 극한 환경에서도 정상 작동할 수 있는 신뢰성과 내구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현존하는 슬라이더블 패널 중 가장 큰 ‘32인치 슬라이더블 OLED’는 차량 내부를 가득 채우는 커다란 화면이 평소에는 천장에 말린 상태로 숨겨져 있다가 필요시 아래로 펼쳐지는 형태다. QHD급 이상의 고해상도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컨트롤 패드를 통해 영상 감상, 화상 전화, 게이밍 등 모드를 손쉽게 바꿀 수 있어 편리하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지난해 12월 2024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올해 대비 5.4% 증가해 약 1228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OLED는 기존 주력 시장인 TV, 스마트폰 이외에 IT, 차량용 등에 적용 확대됨에 따라 2007년 이후 연평균 26.5%로 지속성장(CAGR)해 내년 434억 달러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LCD 시장 규모는 781억 달러로 2007년(740억 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OLED 시장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스마트폰(2022년 약 78%) 분야는 LCD로부터의 전환이 지속돼 내년 시장규모는 올해 대비 1.6% 성장한 327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TV는 상대적으로 긴 교체주기로 언택트 수요 발생 이후 회복 기간을 거치는 중이다. 다만 LCD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기저효과로 OLED 매출액 비중이 크게 높아진 2022년을 제외하면 TV 시장 내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LED 시장에서 2022년 기준 81.3%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중국(17.9%), 일본(0.6%), 대만(0.3%) 순이다. TV가 주력인 대형 OLED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95.2%로 압도적이고, 모바일 위주 중소형 OLED 시장에서도 79.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OLED 분야에서 한국이 81% 이상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중국보다 경쟁우위에 있지만 중국 기업이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민간과 손을 맞잡고 디스플레이 산업의 초격차 기술 확보와 세계 시장 석권을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5월 정부는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하면서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 정책금융·연구개발(R&D)·인력양성과 함께 안정적 공급망 구축 등을 중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간에서 향후 5년간 65조 이상을 국내에 투자하고, 정부는 세액공제 확대, 특화단지 지정, 규제 해소, 1조원 이상의 R&D 자금 투입 등 제도적 지원으로 기업의 투자에 화답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리더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OLED를 위한 투자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2.25m×2.6m) IT용 OLED 생산공정 고도화를 위해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미 6세대(1.5m×1.8m) OLED 유리기판 생산설비를 구축한 상태다. 이에 8.6세대급 설비투자로 IT용 제품 생산 능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오토(Auto) 사업 영역 확대, 차세대 마이크로, OLED 기술 준비, 폴더블 대세화를 위한 기술 경쟁력 강화, QD-OLED, 프리미엄 입지 강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6세대 중소형 OLED 생산라인 확보를 위해 지난 2021년 파주 사업장에 3조300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 투자를 발표했다. 투자 기간은 오는 2024년 3월까지로 올해 상반기에 IT용 OLED 패널을 양산한다. 또한 올해 예정된 스마트폰과 태블릿 OLED 신모델의 적기 개발과 양산, 대형 사업의 고객 기반 확대 및 새로운 판로 개척, 공장 가동률 제고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7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LCD는 국내 생산 감소로 인해 악화될 거라 생각한다”면서 “다만 국내 산업 생태계전환에 따른 거라 그걸 상회하는 OLED 시장이 살아나는 효과로 인해 전반적으로 올해 디스플레이 수출 및 생산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남 위원은 또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은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는데 수치상으로는 LCD를 포함하기 때문에 1~2% 상승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수치보다는 실제 시장 회복 체감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시장 모멘텀으로는 아이패드 OLED의 본격 출시로 패널 기업의 수출 확대가 중요한 부분인데, 그 시점에 따라 패널기업들의 성과가 차이가 날 것”이라며 “만약 출시 시점이 상반기가 된다면 우리 기업들의 수출 및 생산 증가가 더 빨리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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