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데벤드라 파드나비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부총리의 엑스닷컴 계정 갈무리
출처=데벤드라 파드나비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부총리의 엑스닷컴 계정 갈무리

[이코리아]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인도 공장 탈레가온 지역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인도 내 자동차제조업체 '2인자'로 부상한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침으로 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인도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최근 인수한 인도 제2공장을 개조하기 위해 7000루피(약 1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탈레가온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이 시설은 GM이 인도 시장에서 철수한 후 한동안 매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투자 계약은 1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된 세계 경제 포럼(WEF) 연례 정상 회담에서 공식적으로 서명될 예정이다.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州) 부총리는 자신의 엑스(X)닷컴 계정을 통해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 김은수 대표이사 사장과 류재민 전무, HMI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뵙게 되어 매우 기뻤다. 그들은 탈레가온(Talegaon)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7000루피 투자 및 다양한 조언과 지원을 구했고 나는 우리 정부를 대신해 원활한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현대차)은 마하라슈트라 주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 다음 주 후반 다보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마하라슈트라주에 세계적 수준의 현대식 자동차 제조 시설을 건설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인도법인(HMI)은 공식성명을 통해 "탈레가온 공장의 기존 인프라와 제조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단계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전기차 모델, 배터리 팩 조립 장치 및 남부 타밀나두 주의 주요 고속도로 충전소에 향후 8년 동안 2000억 루피(약 3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당초 현대차가 인도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약 3조원인데, 이번 결정으로 오는 2032년까지 대인도 투자 규모가 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에 연간 82만5000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현대차의 인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4만2750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현재 13만대 규모의 탈레가온 공장의 생산능력을 약 20~30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25년 공장의 증설이 완료되면 현대차·기아의 인도 현지 생산능력은 약 150만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지 언론 이코노믹 타임스는 "현대차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인도에서의 입지 확대에 대한 현대차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세계 3위 자동차 판매 시장인 인도 시장에서의 전동화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전기차 매체 클린 테크니카는 16일(현지시간) "인도 전기차 시장이 2024년에는 전 부문에 걸쳐 전동화가 꾸준한 힘을 얻게 될 것"이라며 "전기 이륜차 부문이 두 자릿수 점유율로 성장하고 전기차 점유율이 5%를 달성할 수 있는 외부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업체로 성장한데는 인도의 도로변에 적합한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SUV)에 대한 니즈를 맞춘 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현대차의 소형 SUV '엑스터'는 인도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인도 전략형 SUV 모델 엑스터가 경쟁모델인 마루티 짐니와 혼다 엘레베이트를 제치고 인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2024 인도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16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인도 자동차시장은 중국을 대신해, 시장경쟁 논리가 통할 수 있는 곳이다. 현대차그룹이 동남아도 공략하지만 당장은 인도가 가장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는 인도에서 15년 이상 투자한 덕에 현재 인도 내 2번째로 큰 자동차제조업체로 성장했다”며 “차량 부품의 경우 인도는 관세가 워낙 높아서 현지 공장이 아니면 안 된다. 기존의 지엠공장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또 부족한 부품 및 차량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릴 수 있어 향후 시장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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