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8일 대비 은행주 수익률(1월 16일 낮 12시 기준 ). 자료=한국거래소
2023년 12월 28일 대비 은행주 수익률(1월 16일 낮 12시 기준 ). 자료=한국거래소

[이코리아] 연초 은행주가 내리막을 타는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낮 12시 현재 KRX 은행 지수는 전일 대비 7.15포인트(△1.07%) 하락한 662.70을 기록 중이다. 2023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8일 683.24를 기록했던 KRX 은행 지수는 새해 들어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해 대비 20.54포인트(△3.0%) 하락한 상태다.

주요 은행지주사들도 대부분 주가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신한지주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8.1% 하락했으며, KB(△5.5%), 하나(△3.6%), 우리(△3.4%) 등 다른 4대 은행지주사 주가도 새해 들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BNK(△1.4%), DGB(△1.2%), JB(△6.0%) 지방 은행지주사 주가 또한 마찬가지다. 

금융당국의 배당절차 개선에 따라 배당기준일이 봄으로 미뤄지면서 대표적 고배당주인 은행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좀처럼 투자심리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의 위험 요인이 실적 및 주주환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주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지난달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이자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2조원이 넘는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발표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생금융안 시행에 따라 은행지주사 수익성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상생금융 정책이 적용되는 대출금리 5% 이상 소호 대출은 약 279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전체 그룹 기준으로는 기존 추정치 대비 약 5~6% 수준의 당기순이익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회계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5조7312억원) 대비 1.9% 증가한 16조31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가파른 성장세(2022년 9.0%)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상생금융안 시행에 따른 비용 부담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한편, 은행주의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 카카오뱅크는 유독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주가는 현재 3만650원으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대비 2150원(7.5%) 상승했다. 은행주 중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보다 주가가 오른 것은 카카오뱅크 뿐이다. 

카카오뱅크 주가 상승 동력은 대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부터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의 적용 대상을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한 바 있다. 이후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낮은 카카오뱅크로 대환대출 수요가 집중되면서 카카오뱅크는 시행 첫날부터 한도가 소진돼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31일부터 대환대출 범위를 전세대출까지 확대할 방침인 만큼, 카카오뱅크의 여신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담보대출 위주의 성장을 드라이브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 및 전세담보대출 대환 플랫폼이 출시되면 점유율 1위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카카오뱅크의 올해 여신성장률을 17%로 다소 보수적으로 가정했는데, 담보대출 플랫폼 출시로 우리의 가정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 소식도 카카오뱅크 상승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주가 상승 이유에 대해 “9일부터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에 주택담보대출이 포함되면서 카카오뱅크가 대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던 차에, 미국 증권시장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및 거래 승인에 따라 이에 대한 수혜주로 시장에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카카오뱅크은 국내 코인거래소 코인원의 실명계좌은행이며, 글로벌 진출의 일환으로 태국 금융사인 SCBX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SCBX가 디지털자산에 관심 및 투자가 많은 회사로 보이는 점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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