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차 사장(가운데)이 김창환 전무(오른쪽)와 함께 수소 솔루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그룹 
장재훈 현대차 사장(가운데)이 김창환 전무(오른쪽)와 함께 수소 솔루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그룹 

[이코리아] 현대자동차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회사의 노력에서 수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대차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 : Ease every way'를 주제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수소는 저희 대가 아니고 후대를 위해 준비해 놓는 것”이라며 지속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현대차는 현대차그룹의 밸류 체인을 기반으로 완성될 수소 에너지 생태계,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대전환이 세상에 불러올 '인간 중심적인 삶의 혁신' 가치와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25년 넘게 수소 에너지 기술에 투자한 현대차는 이날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에 이어 수소 사회로 전환을 앞당길 HTWO Grid 솔루션을 발표했다. 

HTWO Grid솔루션으로 수소 산업의 모든 밸류체인을 연결함으로써 생산부터 활용까지 수소 사업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취지이다. 

우선 현대차는 친환경 수소인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해 현대차는 수 년 내 메가와트(MW)급의 양산화를 목표로 한다. 

현대차는 폐기물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기술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생활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은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W2H)'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P2H)' 두가지로 구분된다. 

W2H는 음식물 쓰레기, 하수슬러지(수처리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 가축분뇨 등과 같은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된 메탄을 정제해 바이오가스를 만든 후, 수소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P2H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을 액체 상태로 녹이고 가스화 공정을 통해 합성가스를 생산한 뒤, 이를 정제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수소 생산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어 수소 에너지의 활용에 있어서 도시의 거리, 하늘, 그리고 바다까지 고객들의 다양한 용도와 규모에 맞춰 수소 모빌리티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W2H생산 모델을 통해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활용한 소규모 수소 생산 허브 구축, 수소 에너지 기반의 산업단지 조성을 계획 중인 인도네시아 사례가 아세안 지역, 더 나아가 전 세계의 탄소중립을 지원하는 기술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NorCAL ZERO)에 엑시언트 수소전기차 30대가 참여하여 품질 검증과 배기가스 감소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 이커머스(e-commerce) 기업들과 협업하여 현대차 수소전기차 모빌리티 기술을 통해 탄소중립 물류 인프라 구축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최종 사용자로서 연간 수소 소비량을 지난해 1.3만 톤(t)에서 2035년까지 약 300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승용 수소전기차(FCEV)분야에서도 시장 리더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넥쏘(NEXO) 후속 모델을 2025년까지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의 모든 기술적 진보는 인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청정 수소가 모두를 위해, 모든 것에 에너지로 쓰이며, 어디에서나 활용 가능하도록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이번 CES 2024 현대차 주제인 'Ease every way'는 크고 어려운 청사진이지만, 56년간 사람을 위해 한결같이 유지해온 도전정신의 DNA를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수소 보고서에 따르면 수요 측면에서 수소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존 응용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중공업 및 장거리 운송 분야의 새로운 응용 분야는 수소 수요의 0.1% 미만을 차지하는 반면, 2050년까지 순 배출 제로(NZE) 시나리오에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수소 수요의 1/3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소는 부피 대비 에너지 함량이 낮기 때문에 고압, 저온 또는 화학 공정을 소형으로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수소를 저장하는 것이 어렵다. 수소 연료 전지는 압축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며 수증기만 배출한다. 현재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수소 충전 및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점이다. 경차의 경우 연료 저장을 위한 크기와 중량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IEA는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국가 전략을 발표하고 퍼스트 무버를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의 이행이 지연되고 수요 창출을 위한 정책이 부족해 저배출 수소 생산 및 사용의 규모를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며 “순 배출 제로 시나리오가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저배출 수소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고 생산 규모 확대 및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할 수 있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정책 조치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수소경제의 최근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수소에 대한 투자 확대를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8월 인플레이션 방지법(IRA)를 발표하면서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인프라 구축 지원을 확대했다. 과도기 천연가스와 CCUS(탄소포집저장활용)를 적극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높은 재생에너지 경쟁력을 바탕으로 잉여 수소 수출 및 수소/암모니아로 보완하는 전략이다.

EU는 2022년 5월에 발표한 'REPowerEU'에서 중장기 수소 역할을 기존 2030년 수소사용 목표량인 6.5메가톤에서 20메가톤으로 3배 이상 확대했다. EU는 재생에너지를 주력으로 하고 수소/암모니아, 원자력, CCUS 등으로 탄소중립을 추구할 방침이다.  

중국은 지난 2022년 3월 중앙정부 차원에서 최초로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2021년말 기준 글로벌 수전해기기 생산 캐파의 절반은 중국에 위치해 있으며, 120여개의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대부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고서는 "탄소중립과 자급가능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수소는 글로벌 공감대 구축도 유리하다.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높은 다수 신흥국과 산유국도 수소 수출을 기대한다"고 짚었다. 

또 에너지 측면에서 재생에너지는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기저 발전원(30%이상)이 필요한데,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가 주력 성장하고 원자력, 수소 등이 기저원으로 보완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렇다면 수소 경제 관련해 한국 상황은 어떨까. 

정부는 수소 육성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주요 민간 그룹사들도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적극적으로 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 수소법 발효로 2023년부터 각종 세부 법규를 본격 정비해 법규 미비로 지연되었던 각종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빨라질 전망이다. 

국내 주요 그룹들 대부분이 협력을 강화하며 이미 수소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현대차를 비롯해 SK, 포스코, 한화, 두산, 효성, 롯데, GS, 현대중공업에 이어 코오롱, LS가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삼성(삼성물산)도 해외 수소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 사라왁 청정 수소 프로젝트의 기본 설계(FEED)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 롯데케미칼, 한국석유공사, 말레이시아 SEDC에너지 등이 참여하는 사라왁 청정 수소 프로젝트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의 청정수소를 생산해 국내 도입하는 사업으로, 기본설계는 삼성엔지니어링이 단독 수행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등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탓에 그린 수소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존재하지만 실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와 일본기업들(JGC, Asahi Kasei)이 60MW 그린 수소 프로젝트 FEED를 1월 중 착수하기로 하는 등 말레이시아는 수소에 진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이 사라왁주정부와 추진 중인 H2Biscus가 금년 11월 FEED 착수에 들어간 가운데 2024년 EPC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