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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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우주항공청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채 2023년을 넘겼다.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이 지난달 28일에 열린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 오르지 못하면서 해를 넘기게 된 것이다. 

우주항공청 설립은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다. 미국의 NASA를 모델로 하는 우주항공 전담조직으로 대표성과 리더십을 확보하고 임무 달성을 위한 전문적이고 유연한 조직과 네트워크형 운영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설립 방향으로 하고 있다.

현재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지연되는 이유는 여야의 입장 차이 때문이다. 여야는 우주항공청을 과기정통부 산하의 외청으로 두는 등의 주요 핵심 사안에 이어 우주항공청의 기존 기관과의 관계와 위상, 기능과 역할의 범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의 이관 로드맵 구체화 여부 등의 사안을 놓고 계속해서 갈등 중이다.

여야는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다루기 위해 안건조정위원회를 만들었으나 지난 10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활동을 마쳤으며, 지난 12월에는 여야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 4명이 참석한 ‘2+2 협의체’에서도 우주항공청 법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여전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5월 전남 고흥에서 발사되는 누리호 = 뉴시스
지난 5월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누리호 = 뉴시스

총선을 앞둔 현 상황에서 법안이 이번 달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사실상 법안이 폐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며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박완수 도지사와 경남지역 인사들이 나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벌였으며, 지난 26일에는 경남지역 국회의원들이 상공인 150여 명과 함께 국회 본관 앞에서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정부 관계자들은 우주항공청 설립의 의지를 놓지 않은 상태다. 올해 최대의 과학계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른 우주항공청 설립이 올해 원활히 추진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관계 인사들의 신년사를 살펴보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신년사를 통해 “본격화되는 우주경제 시대에 발맞춰서 누리호 발사 성과를 민간에 이양하며 기업이 우주개발의 주체로 서도록 하겠다. 우주항공청 설립도 꼭 이뤄내겠다.”라고 강조했으며, 박동식 사천시장 역시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를 완수해 내겠다.”라고 신년사를 통해 밝혔다.

아르테미스 2 승무원 = 나사 누리집
아르테미스 2 승무원 = 나사 누리집

한편 전 세계의 우주 경쟁은 2024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 2025년 달 유인 착륙, 2030년까지 월면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진행 중이다. 올해 11월에는 ‘아르테미스 2’ 우주선이 발사되어 4명의 우주 비행사를 태운 채 달 주위를 여행할 계획이다. 이후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3호’로 계획을 이어나가게 된다.

나사의 민간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기업들의 우주 진출도 활발하다. 미국의 민간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무인 달 착륙선 ‘노바 C’를 오는 12일에 발사한다. 노바 C는 19일에 달 착륙을 시도해 성공하면 2주간 탐사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다른 미국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은 8일에 페레그린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지난 2003년부터 ‘창어 계획’을 통해 달 탐사를 추진 중인 중국은 올해는 달의 남극을 탐험할 창어 6호와 7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후 2027년에는 창어 8호가 달 남극 기지 건설을 위한 구조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의 상업용 우주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중국 국가우주과학센터는 중국의 상업용 우주 시장이 2030년에는 1000억 위안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우주항공 서비스업체 ‘퓨처스페이스’는 중국 최초의 상업용 우주선 ‘퓨처 X’의 첫 비행을 올해 실시할 예정이다. 

= 인도우주연구기구 누리집
= 인도우주연구기구 누리집

지난해 세계 최초로 무인 달 탐사선을 달 남극에 착륙시켜 새로운 우주 강국으로 떠오르는 인도는 새해 첫날부터 블랙홀 연구를 위한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인도우주연구기구는 현지시각 1일 스리하리코타 우주기지에서 엑스선 폴라리미터 인공위성 'XPoSat'를 쏘아 올려 목표 궤도에 안착시켰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인도는 올해 최소한 12차례의 우주 탐사 임무에 나설 예정이다.

영국도 본격적으로 우주 경쟁에 합류한다. 영국 민간항공국은 지난달 스코틀랜드에 있는 셰틀랜드 제도에 서유럽 최초의 수직 발사 우주 정거장의 설립을 허가했으며, 빠르면 올해 8월부터 로켓 발사를 개시할 계획이다. 앞으로 연간 최대 30번의 발사가 허용되며, 위성과 기타 탑재물을 궤도로 운반할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 11월에 쏘아올린 달 궤도 탐사선 ‘슬림’을 통해 이번 달에 달 착륙을 시도한다. 만약 성공할 시 미국, 소련, 중국, 인도에 이어 다섯 번째로 달에 착륙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 일본은 민간기업 디지털블래스트를 통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우주정거장 계획 역시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올해 달 궤도선 루나 26호와 달 착륙선 루나 27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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