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페트병 재생원료 사용 제품 현황(2023년 12월 기준).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투명페트병 재생원료 사용 제품 현황(2023년 12월 기준).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이코리아] 올해 식품용기로 다시 태어난 투명 폐페트병이 지난해 기준 전체 페트병 생산량의 1% 대로 집계됐다.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지만 정부·생산자·재활용업계 모두 투명페트병 재생원료의 고품질 사용 확대를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해 주목된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식품용 투명 폐페트병(PET)을 이용해 만든 물리적 재생 원료는 총 3400여 톤(t)이 생산됐다. 

생산된 3400여 톤의 재생 원료는 작년 식품용 페트 전체 생산량(재활용하지 않은 신규원료)의 약 1% 수준으로 파악됐다. 현재 롯데칠성음료, 한국코카콜라, 산수음료, 한국수자원공사, 매일유업 등 5개 식품제조업체가 페트병을 만들 때 식품용 투명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재생 원료로 페트병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식품제조업체 등에서 시험생산을 진행하고 있어 내년에는 물리적 재생 원료의 생산량과 이를 사용한 제품 생산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명 페트병은 이물질 함량이 낮아 고품질로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이다. 새로운 페트병의 원료로 재활용(Bottle to Bottle)할 수 있고 의류를 만드는 장섬유, 화장품 용기, 신발, 가방 등 가치가 높은 제품 소재로 쓰인다. 그간 정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재활용을 확대하고자 물리적 재생원료를 식품용기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단계별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했다.

물리적 재생원료는 사용된 합성수지 제품을 분리수거·선별하여 분쇄·세척 후 불순물을 제거하여 화학적 변화 없이 재생한 원료를 의미한다. 

식약처는 그간 폐페트병 등 플라스틱을 재생해 식품용기의 제조에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화학적 방법으로 재생한 경우에만 사용을 허용했다. 하지만 국제적 추세인 탄소중립의 실현을 위해 재활용을 확대하고자 환경부와 협력해 물리적 방법으로 재생한 원료까지 식품용기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올해 1월부터 허용했다.

또 올해 5월 환경부, 식품제조업체, 식품용기 재생업체 등과 ‘투명페트병 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물리적 재생원료의 생산과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식품용기 제조 시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하는 정책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2년부터 음료병 생산 시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2030년까지 50% 이상 재생원료를 사용할 것을 명시했다. 

EU에서는 음료병 생산 시 2025년까지 25% 이상, 2030년까지 30% 이상의 재생원료를 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재생원료(PET) 사용 비중을 3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식약처는 “페트병의 재활용이 보다 활성화되면 자원순환을 촉진해 순환경제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고, 새로운 플라스틱 사용을 절감해 환경을 보호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물리적 재생원료의 인정 심사를 보다 철저히 실시하고, 자원순환 촉진과 환경 보호를 위해 물리적 재생원료의 대상 재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고품질 재활용 자원이 될 수 있는 투명페트의 자원순환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20년 12월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를 실시했다. 2022년 12월 26일 이후로는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이 의무화되면서 과태료 대상이 됐다. 

또 지난 2019년부터 이런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을 더욱 쉽게 실천하고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로 보상해주는 인공지능(AI)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도 등장했다. 

서울시를 필두로 철원, 대전, 익산, 광주, 목포, 울산, 경주, 하동군 등 전국 지자체별로 속속 AI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가 설치되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경우 2019년 7월 성내동 성일초등학교에 AI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를 설치한 이래 올 하반기에만 4대를 추가 설치해 총 13대를 운영하고 있다. 분리배출 홍보 및 시민관심 교육 효과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판기 형태의 인공지능 무인회수기는 투명페트병 1개당 10포인트가 적립되며, 누적 포인트가 2000점 이상일 경우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이용자는 핸드폰 앱(수퍼빈)을 가입해 적립금액, 기기위치, 기기사용 가능 여부, 현금 환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수거한 페트병을 재활용하게 될 시 27,849.5kg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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