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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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전국 제조기업들은 내년 1분기까지 기업경기가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 간에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제약 등 몇몇 업종은 긍정적 전망이 우세해 눈길을 모은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156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전망치(84)보다 1포인트 하락한 '83'으로 집계돼 3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업 형태별로 보면 전분기 대비 변화 추세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전체 매출 중 수출비중 50%를 기준으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수출기업의 BSI는 93으로 전분기 대비 10포인트 상승했지만 내수기업의 BSI는 80을 기록하며 전분기(84)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내년 상저하고 전망에 따라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세가 예상되므로 상반기에는 내수 중심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높은 물가와 금리로 인해 가계와 기업들의 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물가 관리뿐만 아니라 소비, 투자 활성화 정책을 통해 민간의 역동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BSI는 업종별로 전망이 엇갈렸다. 철강(72), 비금속광물(67), IT(84), 자동차(87) 등 대다수 업종은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주력 업종인 IT(84)는 반도체 재고 소진과 일부 품목 수요회복 기대감에 전분기 대비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반면 제약(115), 화장품(113), 조선(100)만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으며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제약의 경우 신약개발 등에 힘입어 전분기에 이어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았다. 

실제로 2024년부터 본격화될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 등 대외적인 환경 변화로 인해 실제 증시에서 제약/바이오의 ‘봄’을 느낀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신약개발 소요기간이 길고 수익창출 시점이 먼 미래에 포집되어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높은 금리와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은 피해갈 수 없는 주가 조정의 시기였다. 또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관련 기업들의 실적부진 등으로 좋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점 글로벌 바이오텍의 반등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도 반등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은 연초 이후 IT 및 소재 업종 대비 부진한 퍼포먼스를 기록한 반면 최근 1개월 수익률 기준으로는 전체 업종 내 가장 높은 수익률(5.3%)을 기록 중이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2024년 금리의 추세적 하락 기대감이 유효한 가운데 국내의 경우 최근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에 따른 투자 심리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1월 8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되는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비롯해 연초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전 성과까지 기대된다는 점도 눈여겨 볼 점”이라고 전했다. 

하나증권은 최근 ‘2024 Outlook’ 보고서를 통해 2024년 3분기부터 국내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면서 내년 말 3.0%까지 금리 하락을 전망하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는 국내 제약/바이오의 내러티브들이 숫자(실적, 임상 결과)로 확인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2024년부터 신약으로 돈을 벌기 시작할 업체는 SK바이오팜, 유한양행이다. SK바이오팜은 흑자 전환, 유한양행은 렉라자 국내 급여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4년 신약으로 실적 개선이 될 업체로는 HK이노엔으로, 케이캡 판매 수수료 인하, 중국 로열티 통한 실적 개선에 미국 임상 3상 결과 발표 모멘텀이 있다”고 짚었다. 또 대형주(특히 셀트리온 그룹)의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박 연구원은 또 “최근 항체치료제 위탁생산 수요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부진했다. 2023년 하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수익률은 -2.8%였다”면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업 단계의 프로젝트가 대부분을 차지해 바이오텍 경기 부진 영향에서 자유롭다. 따라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가동률은 여전히 견조한 상황으로 2023년 하반기, 2024년 견조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해 "레벨-업이 아닌 퀀텀점프를 기대할 타이밍”이라고 평가하면서 “팩트셋(Factset)은 국내 헬스케어 산업의 2023~2025E 영업이익 성장률을 27.2%로 추정하며 동기간 글로벌 전체 산업 전망치인 12.6%보다 높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헬스케어 산업의 우수한 영업이익 성장세까지 반영하여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선호주(Top Picks)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1위 CDMO로서의 견조한 성장세에 더불어 ADC, CG&T, mRNA 등과 같은 미래성장동력을 통해 추가 레벨-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은 머크에게 기술이전한 듀얼 아고니스트의 순조로운 임상에 따른 트리플 아고니스트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 비만 적응증을 대상으로 승인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3상에 따른 국내 1호 비만치료제 신약으로써의 잠재력이 중장기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종근당이 노바티스향 1.7조원 기술이전 계약 발표 후 주가가 상승한 점을 꼽으며 “결국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필요한 건 임상 데이터, 기술이전 등 확실한 이벤트”라고 짚었다. 

한편, KB증권은 2024년 제약/바이오 업종에서 주목해야 할 3가지 분야로, 비소세포폐암, ADC, 제형변경/DDS를 꼽았다. 또 관심 바이오텍으로는 에이비엘바이오·레고켐바이오·에이비온·보로노이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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