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권거래소(NYSE). 사진=픽사베이
뉴욕 증권거래소(NYSE). 사진=픽사베이

[이코리아] 2024년 미국 증시 전망치가 그 어느 때보다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하락 기대와 경기 침체 가능성이 맞물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데,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일부 투자은행(IB)은 내년에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일 로이터통신·CNBC·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주요 투자 은행(IB)들은 내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전망치를 3,300~5,100선으로 제시했다. 이처럼 IB 간 지수 전망 차이가 큰 이유는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과 경기침체 전망이 맞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기준 전년 대비 24.18% 상승한 S&P500의 약진은 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벳,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 엔비디아, 테슬라 등이 2023년 S&P 약진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JP모건은 높은 주식 평가, 높은 금리, 소비자 약화, 지정학적 위험 증가, 잠재적 경기 침체 등의 연유로 2024년 주식이 (올해보다) 더 높게 움직일 것이라는 자신감을 거의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두브라브코 라코스-부자스 분석가들은 2024년 전망 노트에서 "올해 주식 시장의 거의 모든 이익은 소수의 기술주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나머지 시장은 대체로 경제 전망에 대해 확신이 없는 '보유 패턴'에 있었다. 이로 인해 지수 비중이 소수의 대형주에 집중되었다. 이는 지난 5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고 짚었다. 

이어 "주식은 현재 역사적 저점 부근의 변동성과 함께 풍부하게 평가되는 반면, 지정학적 및 정치적 위험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수준에서 주식의 하락과 함께 글로벌 수익 성장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JP모건은 S&P 500 목표로 4200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S&P 500 지수 목표로 4,500을 제시하면서 주식 시장이 다소 평평할(flat market)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현 단계에서 투자자들이 직면하는 문제는 선두 기업(초대형 기술주들)이 후발 기업을 성과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아니면 후발 기업이 결국 이 어려운 거시적 환경에서 계속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더의 능력을 압도할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역동성이 지속 가능한 수익 회복이 이루어지기 전에 2024년 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종적으로 내년에 +7%의 수익 성장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자들에게 고가의 기술주를 피하고 대신 헬스케어, 유틸리티, 소비재 부문에서 주로 발견되는 방어적 성장주와 산업 및 에너지 부문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경기순환주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장했다. 

가장 낮은 지수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2024년 S&P 500 목표로 3,300을 제시한 BCA 리서치다. 

BCA 리서치는 "S&P 500은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서 내년에 2008년 이후 최악의 폭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면서 S&P 500지수가 3,300에서 3,700 사이의 범위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CA 리서치는 또 "올해 미국과 유로 지역의 경기침체가 지연됐지만 피하지는 못했다"며 "선진시장은 통화정책이 매우 크게 완화되지 않는 한 경기침체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연준과 ECB가 실업률의 큰 상승을 막기 위해 금리를 제때 인하할 만큼 물가 상승이 빠르게 둔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가 임박하거나 물가 상승이 완전히 붕괴되지 않는 한, 연준은 내년 여름 전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골드만 삭스는 월가에서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IB 중 한 곳이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 하락에 따른 미국 증시의 순풍을 전망하며 2024년 S&P 500 목표치를 기존 4,700에서 5,100으로 8%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 삭스의 낙관적인 전망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높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는 연준이 지난 3월 25bp 인하를 시작으로 내년에 금리를 기존 예상치인 75bp에서 100bp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다가오는 주식 시장의 이익은 순환적인 부문과 시가총액이 더 작은 회사에서 나올 것"이라면서 "앞으로 성장률과 하락률을 모두 개선하는 새로운 체제는 대차대조표가 취약한 주식, 특히 경제 성장에 민감한 주식을 지원해야 한다"고 썼다. 

앞서 연준은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긴축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실상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은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예상했다. 현재 금리(5.25∼5.50%) 대비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반영한 수준이다. 

골드만 투자전략가들은 연준이 3월, 4월, 5월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한 데 이어 분기별로 인하해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 범위에서 연말까지 4~4.25% 사이로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도이체방크는 S&P 500이 각각 5.000, 5,10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BofA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들이 고금리에 적응하고 거시경제 충격을 극복하면서 내년에 S&P 500지수가 5,000선에 도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브라마니안은 "은행 자체 설문조사 결과 내년 경제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안정적인 경제를 나타내는 골디락스 환경을 시사했다는 점도 낙관론의 근거"라고 덧붙였다. 

최고치는 내년 S&P 500 전망치로 5,400선을 제시한 칼슨그룹이다. 

한편, S&P 500지수는 21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전장 대비 48.40포인트(1.03%) 오른 4746.75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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