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COP28 UAE 공식 엑스닷컴 갈무리
출처=COP28 UAE 공식 엑스닷컴 갈무리

[이코리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8)가 열리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한국이 블루수소 체결건으로 처음으로 ‘기후악당’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일(현지시간) 사상 첫 ‘오늘의 화석상’(fossil of the day prize)을 수상했다. COP28가 열리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오늘의 화석상 이날 시상식에서 한국은 캐나다 앨버타주, 노르웨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한국이 선정된 이유는 블루수소 양해각서(MOU) 체결 때문이다. 1999년부터 매년 이 행사를 주최해온 기후행동네트워크-인터내셔널(CAN)은 한국에 대해 “COP28에서 한국관은 블루수소에 관한 새로운 MOU 체결을 촉진하는 등 화석연료산업의 안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는 누구에게도 탈탄소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호주와 아시아 전역에서 더 많은 가스 추출, 더 많은 동시 연소 및 화석 가스의 수명 연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로뉴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COP28 회장 술탄 알 자베르는 이번 총회에서 블루 암모니아를 ‘저탄소 재품’으로 탈탄소화 해결책으로 홍보했지만 ‘일반적인’ 연료보다 3배 더 폐해가 있다“고 여러 전문가들의 입을 빌어 보도했다.

COP28 회장인 술탄 알 자베르는 아랍 에미리트 연합국의 산업 및 첨단 기술부 장관이자 아부다비 국영 석유 회사(ADNOC)의 최고 경영자이다. ADNOC는 '친환경' 기업임을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블루 암모니아 수출을 위한 역량을 개발해 왔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로 구성된 무색의 가스로, 수소의 운반 연료 역할을 한다. 블루 암모니아는 생산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포착함으로써 얻어진다.

에너지를 위해 자체적으로 연소되는 화석 연료와 달리 수소는 에너지 운반체다.  석유나 화석 가스와 달리 수소 자체가 전기가 흐르는 물이나 가스로부터 생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소는 생산량에 따라 크게 그린, 그레이, 블루 세 가지로 나뉜다.

그레이 수소는 모든 관련 온실가스 배출과 함께 천연 가스에서 생산된다. 그리고 블루 수소는 수소 공장이 생산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해 탄소 포집 및 저장(CCS)을 적용할 때 생성되는 것이다. 

태양광, 풍력, 수력과 같은 친환경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를 사용하는 그린수소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그린수소는 아직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발전의 효율이 낮은 탓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업계에 따르면 그린수소 1㎏을 만드는 데 약 6달러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그레이 수소의 경우 1㎏ 생산에 2달러 정도로, 그린 수소가 3배 가량 비싸다. 

알 자베르는 CCS 기술을 적용하여 암모니아가 '저탄소'라고 주장했다. 이에 코넬 대학의 생태학 및 환경 생물학 교수인 로버트 하워스는 "블루 암모니아는 단순히 블루 수소를 받아들여 암모니아로 전환하여 운반한 다음 암모니아를 다시 수소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블루 암모니아의 생산량은 디젤보다 3배, 석탄이나 천연가스보다 2.5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높은 수치는 주로 생산 공정에서 메탄 누출로 인해 발생하며, 수소를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비효율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블루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회색 수소보다 더 많은 천연 가스를 필요로 하고, 이것은 더 높은 메탄 배출로 이어진다. 두 가지 유형 모두 화석 연료로부터 생산되지만, 블루 수소의 경우, 천연 가스가 또한 CCS 기술을 작동시키는 데 사용된다. 

하워스 교수는 "블루 수소의 전체 온실 가스 발자국은 석탄이나 천연 가스의 발자국보다 상당히 크다"면서 "에너지 운반선의 온실 가스 발자국이 열을 위해 천연 가스나 석탄을 태우는 것보다 20%, 디젤을 태우는 것보다 60% 더 크다"고 추정한다. 

현재, 수소를 생산하는 데 에너지 운반선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것은 생산된 수소 중 일부가 전환 비효율성에서 손실되어 메탄 배출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소를 암모니아로 바꾸고 다시 되돌리는 데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하워스 교수는 "수소-암모니아-수소 스위치가 블루 수소를 생산하는 것보다 1.93배 더 큰 온실가스 배출량을 갖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블루 수소 생산에서 나오는 메탄 배출량과 전환 손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블루 암모니아가 석탄, 천연 가스 또는 디젤과 같은 '일반' 연료보다 총 2.5~3배 더 많은 온실 가스를 배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워스에 따르면 이 추정은 운송 수단이 없으며, 이는 유조선 유형에 따라 5~10%의 배출량을 추가할 것이라고 한다. 

연구원들은 푸른 암모니아의 '청결함', 즉 CCS 기술의 중추의 효율성에 대해 심각한 의심을 하고 있다. 

CCS 공장들은 보통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경제 및 재무분석 연구소의 윌리엄스 데리는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페트라 노바 CCS 공장을 예로 들며 "이 공장은 이산화탄소의 90퍼센트를 포집한다고 주장했지만 공장 주변의 보고된 배출량과 CCS 기술로 인한 배출량을 고려하면, 실제 수치는 55-58퍼센트"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기후단체에서도 블루수소의 문제점에 대해 꼬집은 바 있다. 

기후솔루션은 지난해 9월 발표한 ‘’청정’한 블루수소는 없다: 한국 수소경제의 숨겨진 온실가스 배출 추산’ 보고서에서 “천연가스를 활용한 수소 생산 과정에서 천연가스를 바로 전력 생산에 활용할 때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후솔루션 추산에 의하면 수소경제 추진에 따라 추가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2030년 연간 최대 3,000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수소계획 기본계획 수립 당시에 비해 급변한 환경·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계획에 잡힌 화석연료 수소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의 비중을 늘려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화석연료 기반 수소는 현재 정부에서 입안 중인 시행령상 ‘청정 수소’ 기준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해 시장에 신호를 주는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장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전 세계 각국 정부가 산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재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철강과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저탄소 연료의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비용 등 경제적인 이유와 기술적인 문제로 대체연료로서 블루수소가 뜨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업별로 SK그룹은 SK E&S를 중심으로 2025년까지 청정수소를 연간 25만톤(t) 생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포스코그룹은 2050년까지 연간 수소 생산 700만t 달성을 목표로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이 외에 롯데케미칼, 한화, HD현대 등 기업들도 일제히 블루수소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의 수소 경제는 지난해 3월 청정 수소에 대한 지원 방안을 담은 수소법이 개정되고 현 정부에서도 수소를 저탄소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면서 정부의 수소 산업 육성 지원은 지속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한국수자원공사와 지난 9월 14일 성남 광역정수장에서 정수장의 소수력(小水力) 발전을 이용해 친환경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시설’ 준공식을 열고 이어서 ‘생산시설 연계 수소차 충전 기반시설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환경부는 이날 준공식에서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다목적댐 등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그린수소 분야 3가지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그린수소 분야 3가지 정책 비전은 △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시설 확대, △수전해 기반 수소에너지를 물산업에 포함시키고 물산업 분야의 각종 기반시설(인프라)과 경험을 활용하여 국내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기업을 지원,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 활용 분야에서 한국수자원공사를 세계 최고의 공공기업으로 육성 등으로 구성됐다.

환경부는 성남정수장 그린수소 생산시설 외에도 밀양댐에 소수력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시설(밀양시 주관)도 내년 상반기 착공할 계획이며, 충주댐에 대수력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시설(충주시 주관)에 대한 기본구상 용역도 올해 추진 중이다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수소차 30만 대 이상을 보급하고 수소 생산과정에서도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라면서 “환경부는 3가지 그린수소 정책 비전을 통해 우리 기업들과 함께 힘을 합치고 과감히 도전하여 수소 선도국가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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