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화 모멘텀부문이 개최한 이차전지 사업설명회 '2023 한화 배터리데이' 에서 류양식 이차전지사업부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주)한화 
4일 한화 모멘텀부문이 개최한 이차전지 사업설명회 '2023 한화 배터리데이' 에서 류양식 이차전지사업부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주)한화 

[이코리아] ㈜한화가 이차전지 공정장비 사업을 확대하고 오는 2030년까지 이차전지 공정 장비 매출 3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이차전지 장비사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한화 모멘텀 부분은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이차전지 사업설명회 ‘2023 한화 배터리데이(Hanwha Battery Day)’를 열고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내년까지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 등의 개발을 마무리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소재 기업, 고객사 등과 협업해 필요한 기술을 공동개발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화 모멘텀은 1953년 창립 이래 기계 및 자동화 사업의 강자로서 꾸준한 역량을 쌓아왔으며 이차전지, 태양광, 디스플레이, 클린물류, 반도체 등의 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협동로봇사업을 분할하고 이차전지와 태양광 공정 장비 솔루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이 중 이차전지사업부는 다년간 플랜트 및 파워트레인 사업을 통해 열처리 장비 및 자동화 기술 역량을 확보했다. 2009년 소재 및 전극공정 장비를 론칭하며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했으며, 2020년부터는 사업부 체제로 조직을 개편해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기계 부문 명칭을 모멘텀 부문으로 바꾸며 2차전지 장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2차전지 수요 급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시장 분석업체 EV볼륨은 글로벌 2차전지 배터리 장비 시장 규모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44% 성장해 51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 모멘텀 2차전지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주가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외 주요 사업자들에게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모멘텀의 내수 매출 중 13.1%는 삼성SDI, 6.1%는 에코프로이엠과의 납품 계약에서 나왔다. SK온은 수출 매출 가운데 3.6%를 차지했다. 또 한화모멘텀은 올해 초 스웨덴 배터리사 노스볼트와도 배터리 장비 납품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모멘텀은 지난해 스웨덴 베스테로스 연구·개발(R&D) 센터에 파일럿 라인용 장비를 납품했다. 

한화 모멘텀의 경쟁력은 턴키(turnkey)다. 양극 활물질부터 전극·조립·화성·모듈&팩 공정에 이르기까지 등 이차전지 제조 전 공정 공급이 가능한 세계 유일한 업체다. 이 때문에 기존 시장이 각 공정별 기술·제품에 특화된 소수 공급사를 중심으로 경쟁을 벌여온 것과는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 기술 개발을 2024년까지 완료한 뒤 2025년부터 500MW(메가와트)의 데모 장비를 만들어 본격 상용화를 준비할 방침이다. 현재 10%를 밑도는 영업이익률 역시 매출 증대에 따라 2030년께 18~2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 한화 모멘텀은 세계 최초 자율주행 코팅(Coating) 기술, 세계 최대 규모 소성로, 공정 풀 턴키솔루션(Full Turn-key Solution),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등의 차별화 기술 개발을 2024년까지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류양식 이차전지사업부장은 “2027년까지 이차전지 공정장비 솔루션 매출 1.4조원을 달성하고 배터리 공정장비 종합 솔루션 글로벌 리더로 위치를 확고히 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또한 해외법인 강화 등 글로벌 사업역량 확대와 차세대 기술개발에 대한 비전을 중장기 전략으로 발표했다. 한화 모멘텀은 차세대 양극재 공정장비, 실리콘 음극재 공정장비, 전고체/건식극판 공정 장비, 차세대 폼팩터용 조립설비 등 혁신 기술 개발에 대한 로드맵을 선보이는 한편 글로벌 소재회사 및 고객사 등과 협업해 필요 기술을 공동개발하는 R&D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기원 대표이사는 “오늘 설명회는 한화 모멘텀의 이차전지 제조 솔루션 사업내용을 설명하고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당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비젼을 선포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한화 모멘텀은 이차전지 산업의 전 공정을 포괄하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그 역량에 걸맞는 위상을 갖추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또 기업공개(IPO)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당분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가에서도 한화 모멘텀의 이차전지 장비 사업과 관련해 긍정적인 시선이다. 실제 지난 3분기 한화의 연결 매출액 11.9조원, 영업이익 3,823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며 부진했지만 모멘텀 부문은 이차전지 및 태양광 매출 증가로 23% 매출이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1% 증가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에 대해 "4분기부터 별도 모멘텀 부문의 태양광 및 2차전지 장비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한화솔루션 및 에어로스페이스 실적 개선과 글로벌 매출 증가로 3분기를 저점으로 본격적인 실적 회복은 2024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화 모멘텀은 올해 1분기 매출이 1135억 원, 2분기 1370억 원. 3분기가 1447억 원을 기록했다. 수주잔고의 경우 3분기 기준으로 1조6000억 원대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주가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외 주요 사업자들에게 장비 공급하고 있다"면서 "연간 수주는 8000억에서 9000억 원으로 예상하며, 2차전지 사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화의 배터리 사업 전략 발표와 관련해 투자자들은 경쟁사와의 차별화 요소, 전기차 시장 위축 영향, 스마트팩토리 양산 시점, 수익성 전망 등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무인화는 배터리 품질의 70%, 재료 손실의 65%를 차지하는 핵심 공정인 전극 코팅 공정에서의 효율을 높여줄 것으로 예상되고, 양극재 소성 공정은 기존의 4열 3단이 아닌 6열 2단을 사용함으로써 생산량을 월 3000톤에서 5000톤으로 확대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배터리 전 공정 수행이 가능한 업체는 없다는 점을 활용해 턴키 솔루션 사업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화의 전략이 현장과 고객 수요에 기반한 적절한 전략이라고 판단한다"면서 "매 분기 진행 상황을 투자자들이 확인할 수 있을지, 또 향후 성과를 공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해소도 주가 상승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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