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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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12월 들어 비트코인 가격에 급격하게 상승하며 4만 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내년 중 10만 달러 돌파를 예상하는 낙관론까지 나온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5일 오후 1시 현재 전일 대비 2.63% 오른 4만18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만6000~3만6000달러대를 오가던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 4일 4만 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4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게 된 것은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및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5일(현지시간) “미국의 금리 인하와 규제당국의 비트코인 ETF 승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으로 인해 비트코인이 월요일 4만2000달러를 넘어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비트(Deribit)의 최고상업책임자(CCO) 루크 스트리저스(Luuk Strijers) 또한 “최근 비트코인의 주목할 만한 상승세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며 “미 규제당국이 곧 비트코인 ETF를 승인해 더 많은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가상승 둔화로 인해 중앙은행들이 긴축을 완화하기 시작하면, 위험자산이 더욱 매력적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들어 미국 물가 지표가 둔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곧 금리인상 사이클을 끝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하는데 그쳐 시장 예상(3.3%)를 밑돌았다.

10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 또한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2021년 3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또한 지난 1일 금리인하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과소 긴축과 과잉 긴축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통화정책이 제약적인 영역에 들어섰다”라고 말했다. 이는 물가상승세가 둔화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발언으로 해석돼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통상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은 금리인하로 자산시장의 유동성이 확대되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함께 급등한 셈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거절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에 항소를 포기했다.

앞서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8월 SEC가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을 거부한 결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SEC가 항소 제기 시한인 지난 10월 14일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은 확정됐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이 내년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암호화폐 서비스 업체 매트릭스포트(Matrixport)는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내년 4월까지 6만3140달러, 내년 말에는 12만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거시경제 환경이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인데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풍부한 유동성이 위험자산 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SEC가 계속해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심사 기한을 연기하고 있다는 점, 거시경제 변화와 같은 외부적 요인 외에는 가상자산 시장 내부에 별다른 긍정적인 계기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2년 전 가파른 상승세를 재현 중인 비트코인이 투자자들의 기대대로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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