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단법인 소비자기후행동
자료=사단법인 소비자기후행동

[이코리아] 종이팩은 탄소 배출량이 적고 미세 플라스틱 위험도 없어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는 친환경 포장재다. 친환경성을 인정받아 지난 10년간 사용 비율이 2배(2014년 25%에서 최근 50%)로 급증했다. 하지만 종이팩 재활용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재활용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종이팩 원지는 전량 수입한 천연펄프로 만들어지는데, 이 펄프를 재활용 과정에서 추출하면 화장지나 손수건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이에 자원 재활용을 위한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재활용 기술도 발전하고 재활용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종이팩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져왔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2013년 35퍼센트(%)에 이르던 종이팩 재활용률은 점점 낮아져 2022년엔 14%까지 떨어졌다. 이는 종이팩 재활용 의무율인 22.8%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종이팩 재활용률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종이팩을 별도로 배출할 곳이 적고, 종이팩을 배출하더라도 재활용 선별 과정에서 별도 선별되지 않고 폐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시민단체는 종이팩의 분리배출 시스템 마련을 위한 종이팩 자원순환에 대한 시민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사단법인 소비자기후행동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민들은 플라스틱 대체용기로, 식·음료 장기보관에 유용해 사용량이 늘고 있는 종이팩 비율이 늘고 있음을 70%가 알고 있었으며, 사용량에 비해 종이팩 재활용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0.2%를 차지했다. 소비자기후행동은 "실제 종이팩 사용량 증가에 비해 시민에게 전달되는 자원순환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식조사는 2023년 10월 27일~11월 2일까지 총 7일간 진행되었으며, 총 4,077명이 참여했다.

설문은 SNS 채널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연령대별로 10대 143명(4%), 20대 549명(13%), 30대 1,297명(32%), 40대 1,238명(30%), 50대 572명(14%), 60대 이상 278명(7%)으로 분포되었다.

설문결과에서 시민들은 플라스틱 대체용기로, 식·음료 장기보관에 유용해 사용량이 늘고 있는 종이팩 비율이 늘고 있음을 70%가 알고 있었으며, 사용량에 비해 종이팩 재활용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0.2%를 차지했다.

거주하는 지역에 종이팩 분리배출이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는 응답이 42.2%를 차지했다. 또 종이팩 자원순환을 위해 종이팩 분리배출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99.1%가 압도적으로 그렇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종이팩 분리배출함이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분리배출에 참여하겠다라는 응답이 95%에 달했다. 종이팩 분리배출함이나 분리배출 시스템이 마련될 경우 다양한 연령층에서 자원순환을 활성화하기 위해 종이팩을 분리배출할 의지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소비자기후행동은 "종이팩 분리배출 시스템 마련을 위한 시민 인식조사 결과를 통해서 시민들은 종이와 종이팩이 분리배출되어야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인식은 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분리배출함이나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자원순환으로 연결되지 않고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기후행동 관계자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위해 종이팩 자원순환을 활성화를 위한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제도마련을 요구된다"며 "환경부는 종이팩 자원순환 체계 및 일반팩과 구분되는 멸균팩 재활용 기준을 구축하고, 종이팩 분리배출함을 설치하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분리배출표시제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며 2024년부터 종이팩에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의무화했다. 이대로라면 당장 내년부터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종이팩에는 재활용이 어렵다는 의미를 담은 마크가 함께 표기된다. ‘재활용 어려움’ 등급 포장재의 경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분담금 할증이 부과된다. 환경부 측은 재활용 분담금이 재활용 용이성 등급과 연계되면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가 재활용이 보다 쉬운 재질과 구조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 어려움 표시의 경우 시민들에게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기후행동과 아이쿱자연드림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종이 멸균팩 재활용률을 떨어트리는 환경부의 지침을 바로잡고 소비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자는 취지의 '종이팩 재활용 지지 서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종이팩 재활용을 지지하는 온라인 서명은 아이쿱자연드림 공식 홈페이지에서 참여 가능하며, 1일 오후 3시 30분 기준 53만9334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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