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산업연구원
자료=산업연구원

[이코리아] 산업연구원이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다만 수출 전망은 밝다. 이차전지(-2.6%)·석유화학(-0.5%)을 뺀 13대 주력산업의 수출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는데, 특히 반도체(15.9%)·정보통신기기(12.7%)·조선(10.2%) 수출이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책 연구 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최근 이러한 내용의 '2024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산업연은 지난 2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 전환에도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됨에 따라 소비 성장세 둔화와 건설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며 이 같은 전망치를 밝혔다. 

내년 연평균 유가와 원‧달러 환율을 각각 83달러, 1,288.3원으로 올해보다 각각 0.5%, 1.6%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이런 대외 환경에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에 그칠 것으로 본 것이다. 

또 다른 국책 연구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도 각각 2.2%를 전망한 바 있다. 

내년 민간소비는 고금리와 높은 가계부채로 인한 이자부담 확대 등의 영향으로 1.9%, 설비투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 등의 영향을 받아 2.1% 각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업연에 따르면 건설투자는 0.2% 감소할 전망이다.

하지만 수출 전망은 전체 경제성장률보다 밝다. 내년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확대 영향으로 평균 5.6% 성장할 것으로, 수입은 중간재 수입 증가, 유가 하락이 맞물려 0.7%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13대 주력산업 부문별로 보면 이차전지(-2.6%)·석유화학(-0.5%)을 뺀 대다수 산업의 수출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산업연은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ICT 수요 회복과 기저효과 영향으로 IT신산업군이 수출 확대를 견인하며 반도체(15.9%)·정보통신기기(12.7%)·조선(10.2%)은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정보통신기기는 글로벌 경기 둔화 지속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나, SSD, 스마트폰 수요가 회복되고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전년 대비 12.7% 증가할 것이라고 산업연은 내다봤다.  산업연은 "챗GPT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 확산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및 서버 투자가 회복되며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이 22.5%로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은 DDR5를 비롯하여 AI용 서버에 채용되는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와 필수 수요제품에 대한 교체 수요 발생 등의 긍정적 요인으로 지난해 큰 폭의 감소(-25.6%)에서 2024년은 15.9%의 증가로 전환이 예상된다. 

조선 수출은 2021년 고선가에서 수주한 대량의 컨테이너선, LNG 운반선을 2024년에 인도하면서 전년 대비 1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은 "내년은 올해보다 국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진단과 함께 "전쟁 여파와 공급망 위축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으며, 이런 요인들이 계속된다면 내년에도 살아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밝혔다. 

한편 국내 증권사에서도 내년 주력산업 중 반도체와 조선업에 대해 잇따라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24년 연간전망-반도체' 보고서를 통해 "2024년 핵심 키워드는 ‘AI와 컨벤셔널의 가치 주도권 경쟁’으로 전망하며, 2024년 HBM(고대역폭 메모리) 성장세는 매우 가파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감안하면, 2024년 삼성전자, SK 하이닉스의 HBM 생산 능력은 150%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HBM, On device AI 등 AI 관련 요소는 모두 거시 경제의 회복 방향성과 강도에 상대적으로 독립적"이라면서도 "다만 방향성은 명확하나 수요에 의한 업사이클은 아직"이라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2024년 '거시 경제 안정화 이후 회복을 가정'하면, 거시 경제보다 먼저 출발한 우리의 사이클은 과거보다 더 길고, 높을(AI+Conventional)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 2024 전망: 아주 큰 암모니아가 바다로 온다' 보고서를 통해 "2023년에 현대미포조선의 문제 호선에 따른 공정 차질, HD현대중공업의 실적이 정체 중이지만, 현대삼호중공업은 벌써 5.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라며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모두 적자 호선 대다수 인도 종료를 안내하고, 2024년에는 믹스(MIX) 개선, LNG선 건조 증가에 따른 실적 턴어라운드를 주장한다"고 말했다. 

분기별로는, 조선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올해 4분기, 내년 2분기에 의미 있는 믹스 개선이 시작된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올해 대박 고가물량의 스틸커팅은 2024년 14%에서 2025년에 58%, 2026년에 93%로 늘어 조선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2026년까지 계속된다"면서 "조선업종 주가에 수주 모멘텀만큼보다 실적과 신조선가가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거의 10년 만에 조선업종은 의미 있게 이익을 벌어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또 "당사는 올해 신조시장을 87백만DWT( '23년F 74백만DWT) 발주로 늘고, 한국 조선업의 수주도 429억 달러( '23년F 423억 달러)로 늘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잔고의 증가는 신조선가의 향방을 결정한다. 2024년 조선5사의 조선·해양 부문 매출 당사 예상은 40조원이어서 55조원 수주에서도 잔고는 증가한다. 당사 수주 전망이 크게 틀리지 않다면 2024년에도 신조선가는 상승세를 이어간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