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현대자동차 그룹 양재 본사 사옥. 사진=현대자동차 그룹
사진은 현대자동차 그룹 양재 본사 사옥. 사진=현대자동차 그룹

[이코리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브레이크액 누출과 관련한 대규모 리콜에 대해 미국 교통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일(현지시간)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브레이크액 누출과 관련해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 수년간 리콜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016년부터 모두 16차례에 걸쳐 ABS 제동장치(Anti-lock braking system)와 유압전자제어장치(HECU) 문제로 잇따라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ABS 제동장치와 유압 제어장치에서 브레이크액이 샐 수 있고, 이에 따른 화재 위험성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리콜대상 차량은 미국에서만 640만 대에 달한다. 

미 당국은 이번 조사를 통해 리콜 결정 시기와 해결방안이 적절했는지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외신은 "제조업체의 리콜 완료율이 낮을 경우 안전 규제 기관은 감사 질의를 발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9월 내부 브레이크 액 누출로 인해 해당 모델에서 전기 합선이 발생하고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후 미국에서 총 337만 대의 차량을 리콜했다. 

대상 차량 소유주들에게 수리가 끝날 때까지 건물이나 주택 구조물 외부에 주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현대의 리콜 대상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엘란트라, 제네시스 쿠페, 쏘나타 하이브리드, 엑센트, 아제라, 벨로스터, 싼타페, 에쿠스, 베라크루즈, 투싼, 투싼 연료전지, 싼타페 스포츠 차량 164만 대였다. 

기아차 리콜 대상에는 보레고, 카덴자, 포르테, 스포티지, K900, 옵티마, 쏘울리오, 쏘렌토, 론도 등 173만대가 포함됐으며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연식이 적용됐다. 

리콜을 실시하면서 현대차는 지난 2017년부터 21건의 화재 및 기타 열 관련 신고가 21건 있었고, 기아는 최소 10건의 화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ABS 제동장치에서 브레이크액이 내부로 누출돼 누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기아는 차량 내 유압제어장치에서 브레이크액이 누출돼 누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3분기 전기차 점유율 2위까지 오른 현대차그룹의 이익과 평판이 연이은 대규모 리콜로 인해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미국은 소비자 중심으로 정부당국 차원의 소비자규제가 엄격하다. 1,2건만 문제가 돼도 조사에 들어가며 벌금의 규모도 크다"면서 "(현대차·기아 리콜에 관한 미 당국의 조사는) 아직 초기 상태라 협상이나 기타 상황을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의 '글로벌 리콜리스크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의 통합으로 효율성은 가져올 수 있었으나 리콜 리스크를 증가시켜 리콜 규모가 대형화되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의 기술이 전자 및 자율주행화 하는 경향에 있어 장래 리콜 리스크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국가에서 제품안전법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기업의 리콜리스크가 확산되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보고서는 "자동차산업분야에서는 미국은 제조사업자에게 최소 15년의 기간 이상에 걸쳐 100% 리콜률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통지를 하여 노후차량을 수리하는 일은 신차의 경우보다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1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이번 조사는 NHTSA가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HECU 리콜 이후의 진행과정이 적정한지를 검토해 보겠다는 내용의 일반적인 조사로, 리콜 진행(고객 통지, 리콜 시행율 등)에 대해 미흡한 부분이 없는지를 검토하는 조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기아는 HECU 관련 고객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리콜을 시행 중에 있으며, NHTSA의 이번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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