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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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서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자,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도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낮 12시 현재 우리기술투자는 전일 대비 280원(5.36%) 오른 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보유해 가상자산 관련주로 분류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은 전일 대비 55원(2.05%) 오른 2735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가 오름세를 보이는 이유는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상자산업계의 숙원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앞서 지난 8월 미국 법원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대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을 거부한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판결한 이후,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

지난 9일(현지시간)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델라웨어주 기업 등록 웹사이트에 이더리움 현물 ETF '아이쉐어즈 이더리움 트러스트'를 등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3만5천달러대에 머무르던 비트코인 가격이 한 때 3만8000달러선에 근접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재 전일 대비 1.64% 오른 3만71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이미 출시된 선물 ETF보다 운용보수가 저렴하고 괴리율도 낮아 상당한 수요가 예상된다. 또한, 시장조작 위험을 이유로 거부당해온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허용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금융에 완전히 편입됐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조만간 종료될 것이라는 예상도 가상자산 시장의 회복세를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2%로 시장 예상치(3.3%)를 밑돌았음은 물론, 전월 상승률(3.7%)보다도 0.5%포인트나 감소했다. 물가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사이클도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연준은 지난 9월과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두 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금리상승으로 위축된 가상자산 투자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상자산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회복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상장 소식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빗썸은 지난 13일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관련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빗썸은 “고객의 투자와 자산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국내외 법령을 준수하여 IPO를 추진해 회사의 투명성을 강화하고자 한다”라며 “자본시장의 엄격한 규제와 감시를 통해, 그동안 제기되었던 회사 경영의 투명성을 검증받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빗썸의 상장 소식과 함께 관련 종목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 자회사 티사이언티픽을 통해 빗썸 운영사 빗썸홀딩스의 지분을 보유한 위지트는 낮 12시 현재 전일 대비 30원(3.35%)오른 925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티사이언티픽 또한 25원(1.38%) 오른 1836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티사이언티픽의 경우 빗썸이 상장 계획을 발표하기 전인 10일(1436원) 대비 400원(27.9%)이나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가상자산 관련주가 계속해서 반등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우선 빗썸의 경우, 아직 상장까지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상장 계획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이 아직 사법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빗썸(BXA)코인을 상장한다고 속이고 계약금 1억 달러를 챙긴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이 전 의장은 지난 1월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검찰은 항소를 결정해 지난 16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항소심 선고 기일은 내년 1월 18일이다.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에 대한 승인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SEC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산운용사 해시덱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심사 기한을 연장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SEC가 다른 신청 건에 대해서도 심사를 연장한다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투자심리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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