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나무 모습; 가을ㄹ에 붉게 단풍이 든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화살나무 모습; 가을ㄹ에 붉게 단풍이 든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코리아] 최근 11월에 열린 아시아양궁선수권 대회에서 여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을 석권했다는 멋진 소식이 들렸다. 우리나라는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뿐만 아니라 올림픽에서도 양궁 종목에서 오랫동안 세계 최강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오래 전 우리 선조들도 활을 잘 쏘았다는 기록이 많다.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朱蒙)’도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전해지며, 통일신라의 해상왕 장보고도 삼국사기에서 그의 본명이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뜻의 ‘궁복(弓福)’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활쏘기에서 남다른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오늘 소개할 나무는 바로 이 활과 관련된 화살나무이다.

화살나무 가지; 화살 깃 모양의 코르크가 발달한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화살나무 가지; 화살 깃 모양의 코르크가 발달한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화살나무라는 이름은 가지에 달린 코르크의 날개 모습이 화살 뒷부분의 화살 깃처럼 생겼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화살나무의 가지를 보면 진짜 화살 깃처럼 누군가 가지에 얇은 종잇장을 덧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화살나무는 독특한 가지의 모습뿐만 아니라 가을에 붉게 물드는 단풍이 매력적으로 정원이나 길가의 생 울타리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또 화살나무는 이름 봄 다른 나무들보다 일찍 새순이 돋는데, 이 새순은 ‘홋잎나물’이라고 불리며 산나물로 식용이 가능하다. 필자는 충주의 수안보의 한 식당에서 처음 그 맛을 보았는데 향이 강하지 않고 식감이 부드러워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화살나무는 관상적 가치뿐만 아니라 귀한 식재료로서도 가치가 높은 매력적인 나무이다.

화살나무 열매; 양쪽으로 갈라진 베개 모양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화살나무 열매; 양쪽으로 갈라진 베개 모양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화살나무와 비슷하지만 가지에 사마귀 같은 돌기가 있는 회목나무가 있다. 회목나무의 매력은 꽃에 있다. 회목나무의 꽃은 잎 위에 붙어있는 방석 모양과 비슷하다. 누군가 다리미로 꽃을 얇게 눌러 놓은 모양의 꽃은 자세히 보면 줄기에서 뻗어 나온 꽃줄기 달려 있다. 그러나 꽃이 납작해서 언뜻 보면 잎 위에 꽃이 피어난 듯한 착각이 든다. 회목나무의 꽃잎은 4장으로 가을에 달리는 열매를 보면 납작한 꽃과는 다르게 입체적인 열매가 달리는데, 열매가 4개의 씨방으로 구성된 모습만이 지난 초여름 핀 꽃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회목나무 꽃; 납작한  방석모양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회목나무 꽃; 납작한 방석모양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회목나무 열매; 4개의 씨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회목나무 열매; 4개의 씨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화살나무, 회목나무와 비슷하지만, 꽃이 다닥다닥 많이 달리고 잎이 넓고 큰 참빗살나무가 있다. 참빗살나무라는 이름은 참빗나무라고 불리는 화살나무와 비교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참빗살나무는 키가 5m 이상으로 자라는 비교적 큰 나무이다. 가을에 달리는 열매는 분홍빛을 띠고 있는데 잎이 떨어지고 나서도 남아있는 열매는 깊어가는 가을을 아름답게 물들여 준다.

참빗살나무 열매; 분홍색 열매가 다닥다닥 달린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참빗살나무 열매; 분홍색 열매가 다닥다닥 달린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참빗살나무 잎; 잎이 넓고 크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참빗살나무 잎; 잎이 넓고 크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화살나무, 회목나무, 참빗살나무는 우리나라 가을의 숲속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귀한 나무이다. 화살나무는 추운 겨울이 오면서 붉은 단풍이 든 잎이 떨어지고 나서도 줄기의 독특한 코르크 모양이 다른 나무들과 차별되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깊어 가는 가을, 산림과 우리 주변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화살나무 3형제를 만난다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정성어린 응원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