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에서 출시한 디지털포렌식 장비와 매체들ㄹ.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경찰청에서 출시한 디지털포렌식 장비와 매체들ㄹ.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이코리아] '제5회 국제치안산업대전'이 지난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되었다. 경찰청과 관세청 등 여러 국가기관은 다양한 첨단 수사장비를 전시하고 각자의 미래비전을 밝혔다. 경찰청은 스마트워치, 드론, 차량용 블랙박스, 스마트폰 등에서 증거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포렌식 솔루션을 소개했다.  

디지털포렌식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 로봇공학기술에 힘입어 머지않아 인간의 손으로 처리할 수 없는 초소형 칩도 로봇의 힘으로 복구하고, 향상된 3D프린팅 기술로 파손된 장비에서 보다 쉽게 데이터를 복구하게 된다고 한다.

경찰청이 전시한 XR훈련장.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경찰청이 전시한 XR훈련장.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이번 전시회에서 개최된 여러 세미나에서 경찰청 미래비전위원회는 경찰관의 능력향상, 데이터에 기반한 활동 강화, 현재의 자동차를 대체할 스마트이동수단 관리 등에 대한 다양한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경찰역량 강화와 관련하여 이번 전시회에 다양한 전기충격기가 소개되었다. 테이저건은 사소해 보이지만 범죄자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도 치명상을 입히지 않으며, 전용 분리 도구가 없이 분리되지 않도록 정밀하게 설계되고 있다. 

또한, 테이저건은 이를 맞은 범죄자가 전류를 극복하고 경찰관에 맞대응할 수 없을 정도의 충분한 강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된다. 미국에서 진행한 여러 테이저건 실험을 보면 다수 혐의자는 충격으로 기절을 하지만 일부는 전기를 극복하고 경찰관을 공격하기도 했다.

범인 진압에 사용되는 테이저건.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범인 진압에 사용되는 테이저건.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미래의 경찰은 테이저건이나 고무탄환총을 휴대하는 것에서 벗어나 강력한 아이언맨으로 재탄생한다. 미래의 웨어러블 슈트는 근력을 증강시켜 경찰관이 헐크와 같은 힘을 내도록 한다. 현대자동차의 VEX, LG의 클로이 슈트봇, 삼성전자의 Gems-Hip, 하이퍼의 R1/Mi, 엑사의 W 등의 다양한 착용형 슈트들이 이미 여러 전시회에 소개된 바 있다.

경찰이 착용할 미래의 헬멧이나 안경은 열화상 감지가 가능하여 감염병 의심자를 자동으로 판별하며, 안면인식기능으로 수배자를 식별해낸다. 경찰관이 착용할 시계는 무선통신으로 출동한 경찰의 위치와 상태를 공유하고 필요시 추가지원을 가능하게 한다. 

한편 3교대로 근무하는 경찰관의 일손을 덜기 위해 다양한 인공지능과 로봇이 활용된다. 뉴질랜드의 인공지능 경찰 엘라(Ella)는 디지털 키오스크 형태인데 이미 시민과의 대화를 녹화하고, 대화 중 범죄를 파악하면 즉시 민원상담과 신고를 처리한다. 두바이 경찰청도 이미 챗봇 기반의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ENES 감시센서로 설명되는 다양한 센서들은 경찰의 눈과 귀, 코와 피부가 된다. 일부 해외 경찰이 사용하는 AI카메라와 센서들은 독성물질을 감시하고, 피의자의 총기 소지 여부도 관찰하여 통지한다. 한국에서 개발된 4족보행 무인순찰 로봇은 주변을 감지하여 자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고, 경찰관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보다 쉽게 접근한다. 

경찰이 운행하는 순찰차는 재난통신 무전망, 폴리폰, 112폰 등의 여러 장비들을 단일 장비로 통합하며 경찰의 업무부담을 경감시킨다. 첨단 기능을 갖춘 미래의 경찰차는 차량검색, 현장녹화, 위험탐지, 행정업무처리 등을 추가로 담당하게 된다.

블랙아이스 사고를 예방하는 드론.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블랙아이스 사고를 예방하는 드론.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도입되었던 드론은 치안에서 더욱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소형 성냥갑 크기의 드론들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치안에 활용되고 있다. 드론은 실종자를 수색하기도 하고, 무선통신을 중개하는데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미래의 순찰차들은 레이저 공격이나 전자기파 공격에 대한 대응능력도 갖추게 된다. 전자기파 공격 장비가 지난 10월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아이언돔을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사용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이 현재 운영하는 3차원 전파탐지기는 이미 불법으로 설치된 콜중계기를 찾아내어 보이스피싱범 검거에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일부 경찰차들은 불법 드론을 격추시키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의 데이터산업은 이미 2경원을 넘어섰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는 우리들의 생각보다 더 크게 열려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의 활동은 현실 세계를 넘어 가상세계에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병원,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의 시스템이 해킹될 경우에는 다수의 생명과 안전에 즉각적인 위험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에, 사이버 치안활동은 미래에 그 중요성을 더하게 된다. 경찰청은 국가 통합안전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센터는 범죄, 재난, 질병을 효과적으로 통합관리하게 된다.

효율적인 사이버치안활동을 위하여 여러 사이버수사관은 침해사고에서 자동화된 스크립트로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AI기능을 더한 파일구문분석기는 숨겨진 다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획득하고 있다. 악성코드의 유사도를 분석하는 다양한 기법은 사이버 범죄자 추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보이스피싱 장비 추적기.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보이스피싱 장비 추적기.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익명정보와 결합한 빅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규의 개정으로 현실세계의 다양한 문제를 예측하거나 분석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게 된다. 한편 현실세계의 데이터를 가상세계에 옮긴 디지털트윈은 미리 범죄를 예방하거나 교통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게 된다.

이미 다양한 인공지능 솔루션은 군집한 인파의 총원과 이동방향을 정확하고 빠르게 예측하고 있다. 뉴욕경찰청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무려 6천대의 CCTV를 서로 연결하여 이상행동자와 범죄의심자들을 이미 효과적으로 적발하고 있다. IBM이 만든 캅링크는 10억개의 형사사법 데이터를 연결한 가상순찰을 실시하기도 한다.

한편 디지털세계에서 소외되기 쉬운 노인, 장애인, 원격지 거주자에 대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행정 당국의 다각적인 노력도 전개된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인의 증가로 치안활동의 내용은 머지않은 미래에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이미 다수의 지자체들이 인공지능을 가진 돌봄로봇을 노인들에게 배부하고 노인들이 매일 말을 걸지 않으면 복지담당 공무원들이 현장에 출동하기도 한다.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는 이미 무인자동차로 전환되고 있고, 다양한 수직이착륙기의 보급은 새로운 치안활동을 요구하게 한다. 미래의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교통수단이지만 개인적 생활을 영위하는 별도의 공간이 되며 경찰의 치안활동은 이러한 장치이동에 관련된 안전의 확보와 범죄의 예방으로 확대된다.

한편 관세청은 이번 전시회에서 AI기술로 X-RAY를 판독하고 무기나 유해화학물질, 마약, 생물 등을 자동으로 적발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관세청은 특수견을 통한 다양한 탐지활동 등도 진행한다. 잘 훈련 받은 탐지견은 마약 뿐만 아니라 범죄자가 은닉한 USB메모리 등도 냄새만으로 매우 쉽게 적발해낸다.

관세청은 4차 산업혁명이 생성한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미래에 전세계적으로 산재된 세관을 연결하고 국가간 수출입데이터를 상호교환하며 물류망을 보다 효과적으로 감독하게 된다.

또한 관세청은 세관뿐만 아니라 세계은행, IMF, OECD,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와 같은 국제기구와의 데이터교환을 확대하게 된다. 특히 한국은 해외직구 확대 등 세계무역환경의 변화에서 혁신을 주도할 예정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과학기술의 발전은 여러모로 다양한 치안활동과 범인검거에 이미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범죄유형을 양산하므로, 여러 경찰당국은 치안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고 국제적인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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