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에 크리스마스 테마인 'My Dearest Wish'로 점등된 조명이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에 크리스마스 테마인 'My Dearest Wish'로 점등된 조명이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백화점 3사가 고물가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일제히 3분기 '영업이익 감소'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는 실적 반등 전략으로 연말 특수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10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3분기 매출액은 7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은 "여름의 더운 날씨가 9월까지 이어지면서 가을·겨울 상품 판매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백화점의 3분기 매출액은 6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줄어든 928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물가 상승과 연동된 관리비, 판촉비 등의 증가분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백화점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한 58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12일 대전 프리미엄아울렛 영업 재개 효과와 더현대 판교, 무역 등 주요 점포 매출 호조로 플러스 신장이 지속된 영향이다. 영업이익은 17.4% 줄어든 798억원이다. 영업이익 감소 주요 원인은 고정비 증가 영향이다. 현대백화점은 영패션, 화장품, 식품, 리빙 등 상품군의 호조로 매출은 신장했지만 인건비, 본점·목동·더현대 대구 등 일부 점포 리뉴얼 비용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백화점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2466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나 급감했다. 가계부채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인플레이션 가중으로 소비여력이 급격하게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백화점업계 매출 신장을 이끈 명품의 경우 올해 1∼9월 기준으로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늘어나는데 그쳤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명품 매출 증가율이 5∼6%대에 그쳤다. 지난해 명품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소비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 박신애 연구원은 "고정비가 급증한 여파를 피하지 못한 가운데 4분기 들어서 면세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마저 악화했다"며 "백화점 산업은 2021~2022년 고성장 시기가 지나고 다시 저성장 국면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과 의류 업종의 실적부진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대형점의 비중이 큰 백화점의 내수 소비 위축 방어 가능성이 높다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4분기에는 업황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전통적으로 4분기는 백화점 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미디어 파사드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장식 영상이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미디어 파사드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장식 영상이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디즈니 스토어 앞에 마련된 '디즈니 판타지 스튜디오'에서 고객들이 디즈니 캐릭터를 관람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디즈니 스토어 앞에 마련된 '디즈니 판타지 스튜디오'에서 고객들이 디즈니 캐릭터를 관람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화점들은 크리스마스 등 4분기 연말 특수를 겨냥해 실적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0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11월,12월은 전통적으로 패션매출이 가장 높은 달이다. 계절적인 영향으로 봄·여름보다 객단가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등 연말 테마 행사 및 팝업 스토어 등을 다양하게 진행하면서 집객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인천점, 수원점 등 점포 개편 효과를 바탕으로 4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해외 점포의 경우 기존점 매출 신장과 함께 지난 9월 베트남에 개점한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측은 국내 핵심 점포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 복합쇼핑몰 사업 활성화를 통해 실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3분기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선보인 강남점 영패션 전문관 ‘뉴스트리트’ 리뉴얼 오픈 ▲경기점 아동 · 골프 · 영화관 재단장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참여 등 오프라인 공간 혁신과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실적 개선을 위해 연말까지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인 '신백선물관'을 강화하고, 백화점 모바일앱을 리뉴얼하는 등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 4분기 압구정본점 하이엔드 리빙관 오픈, 디즈니 스토어 점포 확대를 비롯해 더현대 서울 루이비통, 판교점 디올 등 주요 명품 브랜드의 신규 입점을 앞두고 있어 관련해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디즈니 스토어 국내 운영권에 대한 계약 체결로, 국내 첫 디즈니 스토어를 지난 7월 판교점에 선보인 이후 매장을 지속 확대 중에 있다. 아울러, 더현대 서울 내 '해리의 꿈의 상점'을 테마로 한 1000평 규모의 'H빌리지'를 조성해 연말까지 현대백화점이 지닌 크리스마스 테마를 지속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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