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사진=KB손해보험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사진=KB손해보험

[이코리아] 임기 만료를 앞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보험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요 보험사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만큼 대체로 연임에 성공할 것이 예상되지만, 모그룹의 인사 기조에 따라 세대교체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와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될 예정이다. 또한,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등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김기환 KB손보 대표의 경우 꾸준한 실적 성장으로 그룹 기여도를 높여온 만큼 연임을 예상하는 의견이 많다. 실제 KB손보는 2018년 이후 3년간 이어진 실적 악화로 인해 2017년 3033억원이었던 순이익이 2020년 155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2021년 1월 김 대표가 취임한 이후 KB손보 순이익은 2021년 2861억원, 2022년 5815억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5252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KB손보의 그룹 이익(2조9967억원) 기여도는 17.5%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20년(4.7%)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그룹 전체 계열사 중 가장 높다. 

변수는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다. 윤종규 회장이 오는 20일 물러나고 양종희 내정자가 취임하는 만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계열사 인사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 실제 양 내정자는 계열사 인사는 이사회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면서도, “계열사에 경쟁력을 높이고 임직원의 헌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 사진=NH농협금융지주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 사진=NH농협금융지주

최문섭 NH농협손보 대표 또한 좋은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연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농협손보는 지난 2022년 1월 취임한 최 대표는 취임 첫해 전년 대비 33.2% 증가한 114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전체 이익보다 많은 1413억원(전년 동기 대비 +95%)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관련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4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다만 농협금융 계열사에서 연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 농협손보의 경우 김학현 초대 대표 외에는 연임한 CEO가 없다는 점 등은 최 대표의 연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게다가 지난 1월 이석준 회장이 취임한 만큼 계열사 수장 교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사진=삼성화재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사진=삼성화재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도 실적만 보면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그룹의 인사 기조에 따라 거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12월 취임한 홍 대표는 2022년 1조283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상반기 또한 지난해 연간 순이익에 맞먹는 1조216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고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인사팀장,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1본부장 등을 거친뒤 2020년 삼성화재로 옮겨 자동차보험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경력 전체를 ‘삼성맨’이자 ‘보험맨’으로 채웠다는 점도 홍 대표가 가진 강점이다. 

변수는 역시 모그룹의 인사 기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 만약 삼성그룹이 계열사 수장 세대교체에 나설 경우 내년 60대에 접어드는 홍 대표도 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홍 대표가 이재용 회장 체제가 시작된 이후 삼성화재 대표로 발탁된 인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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